내적 치유 및 가족 성장 상담(84)

인간은 의존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독립적인 존재로 키워야 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사랑스럽다고 언제까지나 옆에 두고 과보호하고 자녀가 자신의 성장과 성숙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까지 부모가 대신해 준다면, 그 자녀는 커서도 평생 부모와 남을 의존하는 무능력하고 무책임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인생이 될 것이다. 나아가 어른이 되면 자기 뜻대로 사람들이 움직여 주지 않을 때 부모와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분노하고, 폭력을 행사하며, 자신의 권위 아래 있는 사람들에게 상처와 고통을 주는 인생이 된다. 이것이 의존성 성격의 비극이다.

이렇게 자녀를 과보호할 때에도 의존성 성격이 생기지만 엄격하고, 권위적이고, 강압적이고, 지시적인 부모 밑에서 순종만을 강요받고 자란 사람들도 건강한 독립심과 주도성과 책임감을 갖지 못하고 타인 의존적인 삶을 살게 된다. 이런 사람은 시키는 일은 잘 하겠지만 나중에 자기 스스로 책임을 지는 일을 맡으면 두려워하고, 힘들어하며,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고, 이 사람 저 사람 탓을 하며 책임을 회피하며,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무책임한 삶을 살게 되며,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게 된다.

의존성 성격의 가장 큰 문제와 비극은 자신감의 부족이다. 자식을 과보호하면 자녀의 자신감을 말살하게 된다. 자녀가 해야 할 일들을 부모가 대신해 줌으로 말미암아 정작 자식이 커서 마땅히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도 무능력하고 무책임하며 ‘아무 것도 제대로 못하고 부모만 바라보는’ 정서적으로 미숙한 사람이 된다. 성장과정에서 필요한 책임감과 독립심과 주도성과 정체성 등 자신감의 중요한 요소들을 다 잃어 버리고 의존할 사람만 찾는 이상한 성격을 형성하게 된다.

하버드 대학의 유명한 교육학자였던 에릭 에릭슨(Erik Erikson)은 인간발달의 8단계 이론을 통해 어린 시절에 자녀들에게 반드시 심어 주어야 할 건강한 삶을 위한 요소들로 신뢰감(0-1세), 자율성(1-3세), 주도성(3-6세), 근면성 또는 책임감(6-12세), 정체성(12-18세)을 강조했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이러한 건강한 정서적 필요들이 채워진 자녀는 어디서든지 건강하고, 독립적이고, 성숙하고 책임 있는 삶을 살지만, 이런 것들이 채워지지 않은 사람들은 자율성이 약하고, 주도성을 발휘하지 못하며, 자신감이 없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자기 일조차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인생, 의존적인 인생이 된다.

자녀든지 어른이든지 이러한 미성숙한 의존성 성격은 반드시 치료되어야 건강하고 책임 있고 성숙한 삶을 살 수 있다. 특히 우리 민족은 오랫동안의 건강하지 못한 역기능적 문화(가부장적, 남성중심, 권위자 중심)의 영향으로 인해 가정과 사회와 교회 안에 이러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고통과 상처가 끊어지지 않고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 가운데 가장 많은 성격장애는 바로 의존성 성격장애일 것이다(필자의 판단). 그동안 나누었던 부적절감, 자기학대, 자기통제 등의 성격도 사실은 의존성 성격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의존성 성격은 어떻게 치유하고 어떻게 치유받을 수 있는가?
 
첫째, 먼저 자신을 돌아보라.  열심히 키웠지만 제 구실을 못하는 자녀들, 주기만 하거나 받기만 하는 부부관계, 신데렐라병과 왕자병을 가진 사람들, 신체적, 언어적 폭력이나, 도박 및 알코올 중독 등 각종 중독에 빠진 사람과 사는 사람들, 독립하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부모만 의존하는 사람들, 남의 지시나 강요에 순응하며 사는 사람들, 스스로 무슨 일을 하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잘 내는 사람들, 주변에 자신을 도와 주는 사람이 없을 때 두려워하고 우울해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 등은 모두가 의존성 성격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들이다. 자신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 자신을 알아야 의존성 성격의 치유도 가능하다.

흔히 한국의 부모들이 가장 저지르기 쉬운 실수는 자식들이 자신들을 의지하는 것을 보람으로 느끼고, 거기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느끼며, 계속적으로 자식들이 자신들에게 의지하기를 바라며, 자식들의 필요를 필요 이상으로 채워주는 것을 사명으로 알고 사는 것이다. 그렇게 살면, 부모의 만족을 위해 자식들이 독립성, 책임감, 주도성,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을 방해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나중에 그렇게 희생적으로 자식을 위해 살았는데도 자식들이 부모의 희생을 알아 주지도 않고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며, 나아가 자식들로부터 제대로 대접받지 못해서 억울해하며 자녀들에게 분노하는 부모들의 모습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가? 누가 문제인가? 자녀가 문제인가? 부모 자신이 문제인가? 부모가 잘못 양육한 것이다.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진정하게 자녀가 건강하고 성숙하게 살기를 바란다면 우리의 욕심, 만족을 내려놓고 인간성장 8단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성장단계에 따라 신뢰감, 자율성, 주도성, 책임감, 정체감(자신의 존재 가치감)을 가질 수 있도록 자녀를 양육해야 한다. 자녀들이든지, 어른이든지 이러한 정서적 필요가 채워지지 않았다면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회복해가야 한다. 그것만이 건강하고 성숙하고 행복한 삶과 관계를 세워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필자 부부가 운영하는 가족성장 상담센터의 가족성장 상담자학교, 독서치유 상담자학교는 바로 이러한 건강한 정서적 필요들을 채우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결코 늦지 않다. 포기하지 않고, 조금만 배우면 누구나 건강하고 성숙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신뢰감을 세워가라. ‘나와 너’ 사이가 인격적인 관계가 되도록, 서로의 필요에 민감하며 필요를 채워 주는 관계, 언제든지 자연스럽게 서로의 감정, 생각, 느낌을 말할 수 있고 들어줄 줄 아는 관계가 신뢰감의 형성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자율성과 주도성을 가지라. 내게는 어디든지 가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자유가 있고, 또 의미있고 뜻있는 일을 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이러한 욕구를 억제하지 말고 최대한 충족시킬 수 있도록 용기를 가지고 실행해 보라. 물론 안전과 형편은 고려되어야 한다. 자율성과 주도성을 회복하라. 유쾌, 통쾌, 상쾌한 삶이 시작될 것이다. 책임감과 근면성을 가지라. 마땅히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성실하게 하는 것, 시간을 관리하는 것, 물질을 관리하는 것 등을 포함한다. 초등학생 이상이면 자기 빨래, 방 청소, 일어나기, 숙제하기, 용돈 관리, 버스 타기 등 얼마든지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자기 일을 할 수 있다. 나아가 어려서부터 자기 일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섬기는 일, 봉사까지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겠다. 어려서부터 기쁨이 충만한 삶이 될 것이다. 초등학교 이상인 사람이 이런 책임감과 근면성과 독립심이 없다면 의존성 성격이 될 가능성이 많다. 근면성과 독립심과 책임감을 어려서부터 가지도록 도와 주는 것이 중요하다. 정체성을 가지라. 하나님 앞에서 자기의 존재가치와 의미를 알고 사명을 가지고 사는 인생이 되라! 예수님처럼 창조적인 인생,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과 행복을 주는 인생이 될 것이다. 이것들이 의존성 성격의 치유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각각 자기 일(독립성/주도성/책임감)을 돌아볼 뿐더러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케 하라.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빌립보서 2:4-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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