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목사(미주성결대 명예총장)

“설교에 자신의 간증을 담는 것은 장점도 되지만 단점이 더 많다.”설교 세미나 강사일 때 자주 언급하는 지혜입니다. 은혜로웠던 간증도 교회가 분쟁에 휘말리는 날에는 독화살이 되곤 합니다. 
  “화장실에서 용무를 볼 때마다 제가 어쩔 수 없는 죄인이라는 걸 절실히 깨닫습니다. 저의 집에서는 화장지를 아껴가며 되도록 조금씩 사용합니다. 그런데 다른 곳일 경우에는 한 움큼씩 뜯어냅니다. 심지어 교회 화장실인 경우에도...”
  저도 그런 간증을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에는 참 재미있다고 많이들 웃었습니다. “목사님, 그 날 설교에서 성경말씀은 다 잊어버리고 화장실 이야기만 생각나요. 그리고 목사님 변기에 앉아 계신 모습이 눈앞에 떠올라 은혜도 안 되고요.”어렵사리 그런 ‘은댓글’을 다는 성도가 있었습니다. 역시 개인간증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따라옵니다.
  그렇더라도 여전히 화장지 이야기를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온 세상 경제가 중환자실에 누워 있습니다. 저는 경제병을 치료하는 양약이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그냥 단순히 생각해서, 수입보다는 적게 지출하면 된다는 정도입니다. 철저한 절약생활이 해결의 열쇠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제딴에는 시범을 보이느라 화장지 한 장도 두세 번을 사용합니다. 가령 코를 푼 휴지를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말려두었다가 다시 한두 번 더 씁니다. 
  그게 과연 얼마나 생활비를 절약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소비를 해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학설도 있으니까요. 컴퓨터 옆에 코를 푼 휴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는 걸 보고, ‘시골 출신은 좀 다르네요’하고 아내가 ‘악플’(?)을 달지만 그것도 ‘은댓글’로 듣습니다. 경제를 살리는 특효약이라면 무엇이나 좋기 때문입니다.
  경제위기의 파도가 무섭게 밀려올 때마다 신앙적 대각성 운동으로 극복했다는 사실이 미국 역사를 찬연하게 장식합니다. 조나단 에드워드 목사는 그런 대각성 운동을 ‘지옥 무서워하기’로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지옥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경제가 살아난다고 합니다. 돈을 마귀와 함께 쓰지 않고 하나님과 함께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좀 정리해서 말한다면 경제병 치료의 양약은 지옥 무서워하기, 기도, 믿음, 절약, 근면 같은 것들입니다. 거기에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감사’입니다. 휴지 한 장을 두세 번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작은 것도 하나님께서 주신 고귀한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선물을 어찌 감히 감사도 없이 마구잡이로 낭비하겠습니까.
  대언자 요나는 평생 불평불만으로만 가득 찼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가 큰 물고기 뱃속 곧 지옥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기도와 감사를 깨달았습니다(욘 2:1-9). 화장실도 없고 휴지도 전혀 없는 그 물고기 뱃속입니다. 그래서 아무 것도 없는 사람도 창조주 하나님만 꼭 붙들면 모든 것이 넉넉하다는 진리의 간증자가 되었습니다. 감사의 기도가 경제중병의 특효약이라는 교훈도 남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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