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민 1세들은 참으로 고생을 많이 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한국에서 사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지만 문화와 언어가 다른 이곳 미국에서 내 삶의 경험과 과거를 뒤로 한 채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제 우리 2세, 3세들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다는 뿌듯함으로 위안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우리 1세들이 우리 후대들을 위해서 모범적이고 건강한 밑받침을 만들어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한편으로는 회의적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 예수 믿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 보면, 젊은 후세대들에게 오히려 부족하고 창피한 모습도 많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1세들은 제대로 배우지 못하였다. 이 말은 학력이 모자라다는 말이 아니다. 학력은 누구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배움에 집착하였던 이들이 우리 1세들이다.
하지만 “예수 믿는다는 것” 바로 이 사실을 우리는 확실하게 배우지 못했다는 말이다. 한국 기독교 역사가 백년이 넘는다고는 하지만 정말로 말씀을 통해 신앙을 배운 것이 아니다. 한국적인 문화를 바탕으로 하여 무속적인 요소들을 그대로 가지고 신앙을 키워왔으며, 또한 가난 속에서 한 번 잘 살아 보겠다는 기복적인 신앙을 우선하여 믿어왔다.

따라서 예수를 믿는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며, 왜 예수를 믿는지, 그리고 예수를 어떻게 믿는지를 잘 모른다. 그저 교회 열심히 나오고, 나오다 보면 집사, 권사, 장로 되는 것이고, 또 좀 봉사하고 헌금 열심히 하면 복 받아서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잘 살고 대접 받는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많은 교회들이 바로 이런 문제를 가지고 고민하고 있다. 목회자들은 어떻게 하면 성도들을 변화시킬 것인가를 놓고 프로그램도 짜고 훈련도 시킨다. 그런데 문제는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앙은 실천이지 이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 보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다. 또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눈물 흘리고 감동만 받으라고 하지 않으셨다. 주님은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사랑하라.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 원수까지 사랑하라. 내게 들은 대로 나가서 실천하라.”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왜 예수를 믿는가? 혹시 복 받으려고 예수 믿고 교회 나오는가? 건강하고, 돈 많이 벌고, 또 우리 자녀들이 좋은 학교를 나와 좋은 직장 얻고, 좋은 사람 만나서 시집, 장가가기 위해서, 그렇게 살기 위해서 예수 믿는가? 왜 우리들은 믿는가? 답은 간단하다.

예수님으로부터 우리가 생명을 얻기 때문이다. 예수 아니면 우리는 죽는다. 우리들의 삶은 참으로 유한하다. 시간적으로나 어떤 삶의 질로 보더라도 한순간에 우리 인생은 다 지나가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여기서 잠깐 사는 육신의 삶만을 바라보며 살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영원이라는 것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음을 믿고, 지금 이 땅에서의 삶을 영원한 삶을 살기 위한 준비의 과정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만족이 없는 이 삶, 끝없이 욕심을 내도 다 채워지지 않는 이 땅의 삶을 위해서 살지 않고 영생을 위해 살기 위해서 우리들은 예수를 믿는 것이다. 이것이 진짜 예수를 믿는 이유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믿고 있는가? 먼저 우리들에게 소망이 있음을 믿는 것이다. 예수로 인해서 새로운 소망이 생겼고, 그것으로 인해서 내 삶의 목적이 분명해지고 사명이 있음을 믿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지금도 나와 함께 계심을 믿는다. 그저 예수 믿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듣기 좋은 말이 아니다.
또 주일에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그 말을 이해하고 마음에 감동을 받아서 은혜 받았다고 말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던 바로 그 주님께서 나의 꾀죄죄한 삶의 모든 부분을 잘 알고 인도하고 계심을 진심으로 믿는 것을 말한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주님을 내 주인으로 모시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예수 믿은 이후에는 모든 일을 주님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우리는 많은 일에 신앙과 내 삶을 분리해서 생각한다. 하지만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주님을 내 주인으로 모시고 내 삶의 모든 부분에서 주님과 함께함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이 땅에서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오늘 하루를 살아가면서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시고, 내 삶이 주님 때문에 존재함을 믿는 것이 예수를 믿는 내용이 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예수를 어떻게 믿어야 하는가? 한 마디로 요약하면 , 기본부터 시작해서 제대로 믿어야 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조금은 막연하고 상당히 단순한 대답 같지만 이것이 정답이다. 지금 우리 기독교가 많은 사람들에게 지탄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 모든 비난의 대상이 기독교가 되고 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왜 교회, 신자, 목사라고 하면 고개를 가로 젓는가?

어떤 사건이나 일은 전혀 기독교나 교회와 상관없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잘못의 책임은 기독교에 있는 것처럼 말한다. 목사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긴 것처럼 해석한다. 왜 그런가? 그동안 우리들은 기을독교가 이만큼 성장했다고 자랑을 했지만 실제로는 기독교의 참 정신, 사랑의 정신, 그리고 주님이 우리들에게 명령하신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이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 어떻게 되는가? 다만 밖에 버리워 사람에게 밟힐 뿐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우리 크리스천들의 현재 모습인 것이다.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제대로 믿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기본적인 것부터 착실하게 훈련해야 한다. 우리가 예수 믿는다는 것은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를 바로 하고 주님 닮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신앙의 목표이다. 주님이 사셨던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처음부터 한 걸음씩 나가야 한다. 운동선수가 아무리 개인기가 좋아도 기본 체력과 바탕이 없으면 언젠가는 밑천이 나오게 돼 있다.

이처럼 우리 크리스천들도 기본적인 것에 충실해야 한다. 기본적인 것, 예배에 빠지지 말고, 성경 열심히 읽고, 기도하는 것, 이런 것들은 어떻게 보면 늘 하는 것이고 별로 중요한 것 같지 않지만 바로 이렇게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면 된다. 그저 형식적으로 교회 오고, 그저 눈으로 말씀 읽고, 마지못해 기도하면서 살다가 예수 믿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인지를 망각하게 된 것이다. 머리로만 이해해서는 변하지 않는다. 마음으로 감동 받았다고, 은혜 받았다고 우리는 변하지 않는다. 머리로 깨달아지고 마음으로 은혜를 받았으면 이제 손발로 연습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배려하고, 화 내지 않고 참으며, 끝까지 선을 행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을 훈련해야 한다. 사탄이 계속 유혹해도 말씀으로 물리치고 인내하면서 계속 반복하면 우리 신앙의 기본이 쌓이게 되는 고것이다. 우리는 참 신앙, 제대로 예수 믿는 모습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 줄 수 있는 기본에 충실한 크리스천들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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