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목사(미주성결대 명예총장)

김정일의 죽음에 대하여는 누구나 한 마디씩 해야 직성이 풀릴 것 같다. 장례식 중에는 덕담을 하는 것이 동양적인 예의일 수는 있다. 그러나 이제 그것도 끝났으니까 바른 평가를 하는 것이 도리 아닐까.
  김정일의 죽음은 나에게 동갑내기 하나를 잃은 사건이 되었다. 그가 1941년생인데 무슨 이유가 있어 호적에는 1942년으로 바뀌었단다. 어쩌면 그런 점에서도 나와 똑같을까. 그래서 신문에 난 그의 이력서를 꼼꼼히 따져 보게 되었다.

  그는 이북이나 러시아 영토에서 태어났지만 나는 출생지가 이남이다. 그의 어렸을 때 사진을 보니 살이 통통 찌고 고급 옷과 구두를 신었다. 그런데 나는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다. 남루한 옷에 짚신을 신고 초등학교를 다녔는데 가죽이 뼈에 붙어 있고 풍선 같은 배만 남은 몰골이 바로 나였다.
그는 대학입학시험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고 또 학비를 염려하지 않아도 되었다. 반면에 나는 등록고개 여덟 개를 이를 악물고 넘어서야 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비교해야 할 이력이 있다. 그는 특별한 고통도 받지 않고 대장 계급을 달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수많은 고통과 멸시를 받고 대한민국 육군하사로 제대하게 되었다.

  도대체 무슨 속셈으로 독자들에게는 아무런 흥미도 없는 이야기들을 그처럼 늘어놓는단 말인가. 요약하면 한 가지이다. 그는 조선노동당 총비서 직함을 누렸지만 결코 노동계급 곧 피압박 계급(프롤레타리아)이 전혀 아니라는 사실을 지적할 뿐이다. 오히려 호의호식하며 일생을 보낸 부르주아 계급이었다. 그리고 진짜 피압박계급의 대표적 사례가 있다면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밝히려는 뜻이다.
  그러나 저러나 그 친구가 죽기 전에라도 예수 믿었더라면 참 좋았을 것인데 안타깝기만 하다. 그가 예수 믿었더라면 우선 좀 더 건강했을 터였다. 술 끊고, 담배 끊고, 방탕한 생활에서 돌아서기만 했어도 5년이나 10년은 더 튼실하게 살았을 것 아닌가. 제일 좋은 음식을 먹고, 첨단을 걷는 의사들이 건강을 보살펴 주고, 최신의 명약을 먹는 사람이지만 그토록 무절제한 생활 앞에서 어찌 몸이 망가지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가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 모든 것을 창조주께 맡겼더라면 스트레스도 말끔히 해소될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그가 예수 믿었더라면 한 생명을 천하보다도 귀중하게 여기는 정치를 폈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예수 일꾼들을 너무 가혹하게 학대하는 것을 비롯하여 나쁜 정치로 수많은 ‘인민’을 굶겨 죽이고 말았다.
  앞으로 언제인가 북조선 땅에도 자유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날 것은 역사의 필연이다. 그리고 그 날이 오면 ‘김 부자’는 5천 년 한국역사 상 가장 많은 동족을 살해한 통치자로 비판 받게 될 것이 뻔하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김정은도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삼대흉악범에 포함되지 않으려면 창조주의 뜻 곧 천명(天命)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거기까지도 못 간다면 ‘역사의 준엄한 심판’이라도 깨닫고 일찍 그만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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