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목사(미주성결대 명예총장)

 지금은 과학과 의학이 발달되어 몸속에 칩(chip)을 넣는 일이 점점 많아집니다. 맥박을 잘 뛰게 하는 보조 장치가 그 대표입니다. 그런데 또 새로운 것이 등장했습니다. ‘베리 칩’ (verification chip)이 바로 그것입니다. 증명패라고 번역해야 할지요.
  그 안에는 개인의 신상과 건강 정보에 대한 것이 가득 들어 있답니다. 그래서 만약 시간을 다투는 응급환자가 생기면 병원에서 짧은 시간에 현황파악을 하게 되어 생명을 구해내는 데 결정적 도움이 된다니까요. 그래서 국민보험제가 실시되면서 2013년까지는 미국의 모든 국민이 그 ‘베리 칩’을 몸속에 넣고 다녀야 한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베리 칩’이 요한계시록에 있는 짐승의 표 곧 붉은 용에게 권세를 받은 짐승이 사람들의 “오른 손에나 이마에” 받게 한 표(계 16:16-18)에 해당한다는 주장입니다. 쉽게 666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걸 받은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불과 유황으로 고난을 받게 되므로 그 칩을 몸속에 넣는 것을 결사반대한답니다(계 14:8-12). 게다가 사탄은 그 ‘베리 칩’을 구원받은 성도들 속에 회복된 ‘하나님의 형상’을 제거하는 도구로도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실로 무시무시한 일입니다.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며 정결한 신부가 되어 마지막 날을 준비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근본적으로 성경말씀에 대한 오해와 신학에 대한 무지에서 나오는 주장입니다. 마치 <여호와의 증인>들이 성경을 곡해하여 수혈을 거부하게 하여 많은 생명이 희생된 것과 맞먹습니다.  우선, 성경 몇 구절을 절대시 한 것이 큰 잘못입니다. 그 본문은 결코, ‘오른 손이나 이마에 표를 받은  것’ 때문에 구원이 자동적으로 무효화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창조주 하나님을 믿지 않고 피조물을 섬기는 것이 멸망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원인입니다. 반대로, 어찌 오른 손에나 이마에 십자가 칩을 넣었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구원받겠습니까?

다음으로, 창조주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훼손하는 잘못이 있습니다. 붉은 용, 짐승, 사탄에 대한 공포심을 과장하는 반면 하나님은 ‘무능하신 분’으로 폄훼합니다. 사탄이 사람 속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제거하기 위한 도구로 베리 칩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오히려 그것을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시키는 도구로 훨씬 더 잘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도구 자체는 가치중립적인데 그것이 무슨 마력이라도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미신 수준입니다.

  텔레비전이 처음 보급될 때 그걸 ‘사탄의 상자’라고 열심히 주장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극보수/종말론자/신비주의자들입니다. 텔레비전은 정말 지금도 사탄의 상자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삼위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나라 확장을 위한 ‘전도의 상자’로도 사용하고 계십니다. 또 있습니다. 사탄은 뱀을 자신의 도구로 사용하여 첫 사람들을 타락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 자신도 뱀이 되셨습니다. 바로 ‘광야의 뱀’ 곧 치료하는 뱀, 장대에 달린 뱀이 되셨습니다(요 3:14). 결국 도구란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악이 결정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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