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성환 목사(포틀랜드온누리교회)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의 설립 이후부터 직원예배를 빠뜨리지 않고 드리던 한 사장님이 있었습니다. 그는 예배에 여러 강사들을 초대하여 말씀을 들었는데, 그 때문에 여러 목회자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가 말하는 큰 목사론이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보기 좋고 화려한 건물을 보았을 때 참 좋은 건축물이라고 감탄하는 사람이 있답니다. 그런가 하면 이 건물이 세워지기까지의 시간과 노력, 사람들의 수고 등 디테일한 내용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이 있답니다. 그는 후자가 큰 사람이라고 하면서 큰 목회자도 이와 같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교인의 숫자와 재정의 규모보다는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아픔과 눈물, 수고와 헌신 등 세밀한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갖는 목회자가 큰 목회자라는 것입니다. 그 말을 선배목회자가 아니라 성도로부터 들었다는 것이 의미있게 느껴졌습니다. 교인들이 원하는 목회자의 모습이라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소프트 파워는 이미 리더십의 중요한 덕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성취지향적인 목회자 대부분의 머릿속에는 거시적인 그림과 하드파워에 대한 열정만 있을 뿐입니다. 세부적인 것들에 시간을 쏟는 것을 시간낭비라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위임해도 되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리더의 자리에 오를수록 신경써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하나하나의 일에 쏟아붓는 시간과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또 따르는 이들에게 비전과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사람이 리더이기에 멀리, 크게 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큰 회중도 한 사람에서 시작되었고  웅장한 건물도 벽돌 한 장들이 모여 이루어졌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상의 변화는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한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도 명심해야 합니다. 그 한 사람의 가치와 소중함을 경시한다면 결코 큰 그림을 그릴 수 없습니다. 당연히 큰 사람도 될 수 없지요. 관심의 방향을 한 영혼에게로, 과정 속의 희생과 약점을 향해서도 돌려야 합니다. 그것들을 소홀히 하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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