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성환 목사(포틀랜드온누리교회)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한국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문제행동을 하는 아이들의 사연을 찾아 전문가들과 함께 해답을 찾아가는 솔루션 프로그램입니다. 등장하는 아이들의 문제는 참으로 다양합니다.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아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을 마구 하는 아이, 도벽이 있는 아이,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 등.

신분노출의 부담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이 이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내는 이유는 그만큼 아이의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만의 힘으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지요.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하는 부모들의 눈동자를 보면 남의 일로만 느껴지지 않습니다.

드디어 전문가가 개입하고 치료 프로그램이 시작됩니다. 부모들은 생각하지도 못했고 할 수도 없었던 전방위적 접근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일정기간의 치료과정이 지나고 나면, 몰라보게 달라진 아이의 상태가 화면에 등장합니다. 온순해진 아이, 평상심을 되찾은 부모, 웃음이 되살아난 가정의 모습입니다. 그것을 보노라면 회복이라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살아 있다는 것, 생명이 있다는 말의 의미가 저절로 느껴지지요. 의미와 보람이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한 가지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달라진 아이의 모습은 달라진 부모로 인해 가능하다는 결론입니다. 실제 아이들의 문제를 탓하지만, 원인은 부모의 무능력과 미성숙한 양육방식에 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를 낳기만 했지 제대로 된 부모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훌륭한 롤 모델을 본 적도 없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문제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안고 아이들 앞에 서는 것입니다.

이는 비단 가정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점점 더 흉포화되어가고 심각해져가는 청소년들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의 일탈행위는 전혀 다른 원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내면에는 무너진 기성세대의 모습이 있고, 부모들의 타락한 가치관이 그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변해야 할 대상은 그들이 아니라 바로 기성세대인 우리들입니다.

변해야 하는 이들은 아이들이 아니라 부모들입니다. 신문 사회면이나 청소년들의 문제 보고서를 읽으면서, 마음에 채찍을 가하고 행동의 변화를 추구해야 할 사람은 바로 어른들입니다. 우리가 바로 선다면 그리고 삶으로 바른생활을 보여 준다면, 우리 아이들은 지금과는 확연히 달라진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흔히 말하는 2세들의 신앙생활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사랑하는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달라져야 할 자기 자신에게 정직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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