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일리노이)

화려한 꿈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진정한 자유를 위한 혼신의 몸짓이었어
가야할 세상의 길은 멀었지만
손을 내밀면 다가오는 따스한 눈빛이 필요했을 뿐이야
넘어지면 일으켜주는 동정의 손이 아니라
어깨동무하듯 기울지 않은 그 마음이 좋았던 거야
태엽 풀린 시계추가 여전히 기우뚱거리면서 노래할 수 있듯이
미완성의 장단만으로도 한 마당 새 힘이 돼주곤 했지
새카만 어둠 속에서도 가끔씩 햇살을 쪼이곤 했어
거기엔 훤히 들여다보이는 늘 둥그런 길이 있거든
보지 않고도 느낄 수 있는 것은 또 하나의 축복이야
길고 짧은 것은 저마다 삶의 둘레일 뿐
더디 걸어도 바로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 그리운 거야
두렵고 무서운 것은 이 답답함이 아니라
하얀 빛 속에 드러나는 어둡고 칙칙한 그늘일지도 모르지
아기 걸음마처럼 일어나 누군가를 붙잡고 싶지만
아직은 아무것도 잡히지 않아
소망이란 외줄을 타고 곡예하는 광대처럼
가만가만 흔들리지 않게 조금만 더 용기를 내봐야겠어
쉬이, 나를 외면해서 휘청이게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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