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진 목사

누가복음 9:23

지난해 성탄절에 KBS가 특집으로 다큐멘터리 한 편을 방영했습니다. 제목은 “한경직 목사의 아름다운 빈손”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한 토막 일화가 소개되었습니다.
한국의 중진 목사들이 한 목사님을 찾아뵙고 “좋은 말씀”을 부탁하자 그는 잠시 침묵 후 입을 열었습니다.
“...목사님들, 예수 잘 믿으세요.”
단순하지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담은 한 편의 설교였습니다.
교인이 예수 믿는 사람이라면, 집사 장로 권사는 예수 잘 믿는 사람이요, 목사는 예수 더 잘 믿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권사 장로라고 다 예수 잘 믿는다 할 수 없고, 목사라고 다 예수 잘 믿는 것이 아니니 정신 차리고 예수 잘 믿으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새들백 교회, 릭 워렌 목사의 말이 생각납니다. “세상 사람들이 복음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 그들이 그리스도인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요, 둘째 그들이 그리스도인을 만났기 때문이다.”
전도가 잘 안 되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예수 잘 믿는 진짜 그리스도인을 만나보기 힘든 반면에  예수 잘 못 믿는 예수쟁이들은 너무 많이 만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 기독교의 위상도 땅에 떨어진 지 오래입니다. 최근 화제작인 영화 “도가니”나 “완득이”에는 우리 신자들의  낯을 뜨겁게 하는 장면들이 나온다고 합니다. “도가니”의 주인공으로 장애아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하는 교장은 유명한 장로로, 그리고 “완득이”에 나오는 전도사는 쌍욕을 하고 술을 마시며 교회에서 장사를 하는 인간으로 묘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나친 폄하라고 분개하기 전에 우리의 신앙생활을 돌아보며 “좀 더 예수 잘 믿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예수를 잘 믿을 수 있습니까?
예수님이 말씀하신 세 가지 원리가 있습니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눅 9:23).
첫째, 자기를 부인하라고 말씀합니다.
자기 부인은 “겸손”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본체시나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과 같이 되시어 십자가에 죽기까지 복종하신 분이었습니다.” “나는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게로 와서 배우라.”고 하셨습니다 (빌 2:6-8).
둘째, 제 십자가를 지라고 말씀합니다.
십자가는 모든 것을 내어 주는 섬김의 삶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어 섬김의 본을 보이셨고 “나는 섬김을 받기보다 모든 사람을 섬기려고 왔다”고 하시며 목숨까지 내어주셨습니다.
셋째, “나를 따르라”고 말씀합니다.
예수님께 순종하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사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어제나 오늘이나 동일하신,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님을 닮아가며 살라는 것입니다.
KBS는 한경직 목사님을 소개하며 “예수를 믿으려면 적어도 이렇게 믿으라”고 외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 목사님은 겸손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1992년 종교계 노벨상이라는 템플턴 상을 받으셨습니다. 빌리 그래함 목사, 작가 솔제니친, 테레사 수녀 등이 받은 상입니다. 대단히 권위 있고 영광스러운 상입니다. 그런데 한 목사님은 수상 축하회 자리에서 머리를 숙여 고백하셨습니다. 
“나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나는 신사참배를 하였습니다. 죄를 많이 지었습니다.”
한 목사님은 섬김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를 “아름다운 빈손의 목자”라고 합니다. 얼마든지 많이 소유할 수 있었으나 양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 주시고 빈손으로 떠나가셨습니다. 의지할 데 없는 피난민들을 위해 영락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세계 최대의 기독교 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을 창설하셨습니다. 템플턴 상금 8억 원도 북한 선교기금으로 전액 바치셨습니다.
한 목사님은 순종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를 기억하는 이들은 방송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그를 보면 예수님이 생각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는 주님을 따라 사시며 주님 닮은 사람이 되신 것입니다. 그는 순종의 삶을 통해 언제나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겼던 “예수 잘 믿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었습니다.
“목사님들, 장로님 권사님들, 그리고 성도 여러분, 거저 예수 잘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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