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심방을 하고 있습니다. 주일 교회에서 보던 모습과는 달리 가정이나 사업의 현장에서 보는 성도들의 모습에는 치열한 삶의 흔적들이 묻어 있습니다. 가장 많이 듣는 단어는 “힘들다”입니다. 여러 해 지속되는 경기 불황의 여파 속에 가장 피해를 입고 있는 계층은 바로 소규모 비즈니스를 하는 이민자들인 것 같습니다. 특히 1세대들의 사업분야는 세탁소나 소규모 식당 등으로 제한되어 있는데, 고객들이 경기불황에 민감한 계층들이어서 그런지 타격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거기에 신분 문제까지 결부된 경우라면 이중 삼중의 고통을 짊어져야 합니다. 어떤 분은 가지고 있던 돈으로 손실금을 충당한 지가 1년 가까이 되었는데 더 이상은 그럴 자금도 없다고 탄식합니다.

인간은 삶이 어려우면 하나님을 찾고 기도의 자리로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고난은 하나님을 만나는 최적의 장소가 되기도 하지요. 하지만 어떤 이들은 고난 때문에 믿음을 잃기도 합니다. 경제적 여유와 함께 마음의 여유가 사라지면 관계에서도 여유가 사라집니다. 그냥 넘어갈 일도 신경질을 부리거나 따지기 시작합니다. 자연 갈등이 자주 일어납니다. 그 대상이 하나님이 되기도 합니다. 믿음의 뿌리가 깊지 못한 이들은 고통으로 인해 침체의 늪에 빠져들거나 심지어 다른 길을 택하기도 합니다. 잘못된 동기로 믿음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에게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납니다. 거기에 포스트 모더니즘의 시대현상은 이런 선택을 더 쉽게 만들고 있습니다.

목자로서 성도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일은 참 안타깝습니다. 때로는 그들과 같은 심정이 되어 더 많은 인내를 요구하는 하나님께 장탄식을 내뱉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목회자에게 주신 특별한 믿음으로 권면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 고난에서 마음을 지키는 법, 하나님과의 관계를 지키는 법 그리고 다시 행복을 되찾는 법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바로 “감사하라”는 말입니다. 하나님은 하박국을 통해 소득과 상황에 상관없이 기뻐하는 삶이 가능함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바울 사도를 통해선 모든 일에 감사하는 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향한 당신의 뜻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 돌아와 자신의 문둥병이 치유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현한 사마리아인이 누린 것은 구원의 은총이었습니다. 감사의 태도와 이를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사건입니다.

잃은 것이 많아 고통스럽거나 더 많이 갖지 못해 속이 상하다면 우리가 본래 가지고 나온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십시오. 욥의 고백처럼 우리는 적신으로 나와 적신으로 돌아가는 존재입니다. 소유의 마음을 버리고 존재의 마음을 가져 보십시오. 지금 당신에게 남은 것들이 결코 하찮은 것들이 아님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멀리 그리고 크게 생각하십시오. 지금의 불행이 결코 불행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을 바라보십시오. 절망이 희망으로 바뀔 것입니다. 감사의 말로 언어를 바꾼다면 감사할 일들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절기를 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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