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 30장 1절을 보면 우리들에게 그리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 잠깐 언급되는데, 이 이름을 주목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말씀의 저자인 아굴과 수신자인 이디엘과 우갈은 누군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그가 어느 지파에 속한 어느 시대 사람인지, 또 어떤 신분의 소유자였는지는 알 길이 없으며 여러 가지 추측만 있습니다. 여러 잠언을 수집했던 사람일 수도 있고, 한 시대의 알려지지 않은 선지자일 수도, 선생일 수도 있지만 누군지 모르는 이름뿐인 사람입니다.

성경의 필진으로 제사장과 예언자 그룹이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기에 오늘 저자인 아굴과 같은 지혜자 그룹이 있습니다. 그래도 아굴은 이름이라도 남아 있지만 이름도 성도 남기지 않고 작품만 남긴 이들이 이 지혜자 그룹에 속합니다. 구약의 유대인들도 성경을 율법서, 예언서, 성문서로 분류해서, 제사장들의 몫인 율법서, 예언자들의 몫인 예언서, 지혜자들의 몫인 성문서로 구분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혜자들은 잊혀진 존재였습니다. 오직 왕, 제사장, 예언자 혹은 선지자들에게만 모든 조명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들이 모델로서 우리 신앙의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실질적인 성서의 역사를 만들어 간 사람은 오히려 이 지혜자들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역시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지혜자들입니다.

성문서라고 하면 율법서와 예언서를 제외한 나머지 책들을 말하는데 지혜자들은 이런 성문서뿐 아니라 율법서나 예언서의 기록에도 보이지 않게 기여하였습니다. 사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선지자나 예언자들의 사역은 직접 그들에 의해 전해진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지혜자들의 노력과 보이지 않은 수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성경 속에서 이 지혜자를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성경 속에 있는 수많은 보통 사람들을 볼 수 있으며, 실제로 신앙의 역사를 만들어 간 거대한 파도를 느낄 수 있으며, 또한 그런 파도를 만들어 갈 사람이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임을 알게 됩니다. 성경 속에서 이 지혜자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성경을 좀 읽었다 하는 분들도 그 문자적인 의미만 알고 암송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위대한 인물들을 탐구하는 것에서 그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 지혜자를 볼 수 있기 위해서는 성경 전체를 통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속에 담겨진 하나님의 참 메시지와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 그리고 이를 따르는 이들의 신앙의 본질을 깨달았을 때에라야 이 지혜자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참 신앙의 모습을 알게 되며 우리 스스로도 인류의 역사, 신앙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지혜자로서의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발견은 예수 그리스도처럼 변화된 삶을 살아갈 신앙인의 자세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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