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공부를 할 때 키 워드(key word)나 키 벌스(key word, key verse)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 문장이나 문단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를 발견해 내는 일은 성경 말씀을 바로 푸는 일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걸 한국말로 번역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영어로 해야 권위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릇된 풍조 때문일까. 혹은 번역할 적절한 말이 없어서 그럴까.
  직역하면 ‘열쇠말’ ‘열쇠구절’이 되는데 그렇게 써서 안 될 것도 없다. 처음에는 어색해도 자꾸 쓰면 익숙해지는 것이 언어의 속성 아닌가. 핵심낱말 혹은 핵심구절도 다른 대안이다. 

  “목사님, 성경을 무조건 통독하라고 하시는 것도 좋지만 어떤 말씀이 더 중요한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 그런 비법을 가르쳐 주셔야 더 효과적일 것 같아요.” 그런 질문을 종종 받는다. 맞는 말이다. 성경을 무조건 읽으면 어떤 것이 열쇠말인지 저절로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열쇠구절을 알고 읽으면 그 뜻을 빨리 깨닫게 되어 은혜가 더 클 수도 있다.
  특히 성경 전체의 뜻을 농축시킨 매스터 키(master key)를 찾아내려는 것이 신학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공부하는 큰 목적의 하나가 된다. 그래서 매스터 키란 말도 번역을 해보았다. ‘만통열쇠’가 어떨까. 어떤 자물쇠나 모두 척척 열 수 있는 장치 아닌가.

  성경을 큰 강으로 비유해 보자. 강은 빗방울에서 시작되어 도랑이 되고, 냇가가 되고, 샛강이 되고, 큰 강이 되고, 대하가 된다. 그리고 그 물 속에 여러 종류의 풀들과 각종 물고기들과 벌레들도 있고, 흙이나 바위도 실어 나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강을 강이라고 부르는 것은 주류 곧 큰 물줄기 아닌가. 그런 큰 줄기를 이루는 말씀은 무엇일까? 말하자면 성경 전체의 만통열쇠가 바로 그것에 해당된다.
 다른 방식으로 푼다면 성경말씀 전체에서 한 구절만 꼭 외워서 내 말씀으로 삼는다면 어느 것일까 그런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큰 강줄기 곧 신자들의 주류는 물론,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고 주저하지 않고 대답한다. 요한복음 3장 16절이다. 

  성경 연구가들 가운데는 성경말씀을 종합하여 여러 가지 용어로 만통열쇠 말씀을 표현한다. 창조, 구원, 화해, 언약, 사랑,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얻음, 은혜, 해방, 십자가와 부활, 하나님 나라... 사도신경도 성경을 종합하여 정리해 놓은 만통열쇠로 이해된다.
  하지만 성경교육효과를 더 높이려면 사도신경 내용도 한 문장으로 줄여야 한다. 그리고 여러 성경 연구가들의 견해도 종합해야 한다. 그래서 요한복음 3장 16절을 기초로 이렇게 풀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온 인류와 모든 피조물을 구원하신다.”
성경의 각 책, 각 장, 각 절, 각 문장을 해석할 때에 반드시 이 만통열쇠의 말씀을 잣대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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