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투르니에 지음 / 아바서원 펴냄

-인간이 자연 세계와 영적 세계라는 두 세계에 동시에 속해 있다는 이중성은 여전히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신비입니다. 자연 현상 속에 영적인 의미가 담겨 있는 이유, 자연 속에 초자연이 현존하는 까닭을 우리는 다 헤아리지 못합니다. 이 두 세계는 필연적으로 서로 대립하는 듯 보이고, 철학자들이 표현한 대로 끝없는 긴장 관계 가운데 사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의 지성은 인간 삶의 이 두 측면을 어떻게든 조화시켜 줄 개념을 찾고 있습니다. 이 두 측면을 조화시켜 줄 개념으로 성경이 제시하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개념보다 만족스러운 대답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성경적 입장에서 볼 때, 하나님의 보편적인 뜻이 세계 역사에 의미를 부여해 줍니다. 철학자와 신학자의 역할은 그 뜻을 찾아내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와 같은 의사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일반적이고 보편적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이고 구체적이라는 점입니다. 하나님은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한 뜻을 갖고 계신데, 우리 인생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이 각 사람을 향한 그 뜻과 연결되어 의미를 갖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영감뿐 아니라 자연과 본성도 그분의 뜻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직접 부르심으로써 우리를 인도하시지만 자연을 통해서도 이끄십니다... 인간은 세계와 타인 및 하나님과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들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이 변화는 계절의 변화, 곧 인생의 단계들로 이루어지며, 각 단계마다 고유한 특징과 법칙이 있습니다. 사춘기, 갱년기, 죽음의 엄습 같은 위기의 시기는 인생의 계절 변화를 알려 주는 표지입니다(본문 중에서).

저자는 이 책에서 인생의 발달 단계를 계절에 비유해, 사람이 어떻게 어린 시절(봄)에서 성숙해(여름) 노년기(가을)를 거쳐 죽음과 그 너머의 겨울에 이르는지를 설명한다. 그는 인생의 모든 단계에 저마다 의미가 있음을 짚어 주고, 지나간 세월을 반추하며 절망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폴 투르니에는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내과 의사이자 정신의학자이다. 1932년, 일명 옥스퍼드 그룹 운동을 통해 신앙생활의 전환점을 맞이한 뒤 환자의 병 치료에만 관심을 갖지 않고, 대화를 통한 전인적 인간 치유를 추구했으며, 이를 토대로 그는 인간적인 문제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신체적인 질병과 치료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격 의학’을 창시했다. 저서로 『인간 치유』,『모험으로 사는 인생』, 『여성, 그대의 사명은』, 『폴 투르니에의 선물』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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