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입니다. 지역과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누구나 한 번쯤 가족들과 함께 하는 휴가를 꿈꾸는 계절입니다. 방학을 맞이한 자녀들에 대한 책임감, 혹은 옆집의 텅빈 차고를 바라보며 느끼는 부러움 때문에라도 잠시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요? 모든 일을 멈추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은 필요하고도 좋은 일일 것입니다. 유명한 곳, 즐길 것이 많은 곳으로 간다면 자녀들을 위한 배려일 것입니다. 친척이나 지인들을 찾아가는 것은 가족애와 관계의 친밀함을 생각한 결정일 것입니다. 선교 아웃리치팀에 자원하는 것은 특별한 보람과 세계에 대한 안목을 기르는 색다른 휴가가 될 수 있습니다. 좋은 수련회나 영적인 컨퍼런스 참석도 좋은 휴가 계획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의미있는 휴가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고독의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고독은 홀로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그것은 장소적인 개념을 반드시 요구하지 않습니다. 장소나 함께하는 사람과 상관없이 고독의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리차드 포스터는 그의 책 『영적 성장을 위한 제자훈련』에서 이렇게 말합니다.“혼자 있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우리는 소음과 군중 속에 휩쓸립니다. 고립은 내면의 공허함입니다. 그러나 고독은 내면의 충만함입니다.”그는 사람들과의 단절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잘 듣기 위해서, 즉 사회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고독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고독은 외로움과는 다른 것입니다.

고독의 시간은 자연스럽게 침묵의 시간과 연결됩니다. 침묵은 남들을 움직이고 다루는 데 있어서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말하기를 완전히 멈추는 것입니다. 침묵의 영적 의미는 우리의 의롭다 함을 전적으로 하나님께 맡기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행동이나 결정의 옳고 그름을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확인하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매이게 된다는 점입니다. 침묵은 남들의 말이나 시선에 대한 의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주요 수단입니다. 사실 이것은 현대인들에게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몇개월 전 피정의 집에 들어가 일주일 동안 침묵하며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는데 어찌나 힘이 들던지요. 답답하고 쌓인 것이 많아 누군가에게 한껏 하소연해 보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고독이 아니라 상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고 또 알아야 합니다. 사람이 주는 조언이 결코 완전한 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대증적인 요법이 아니라 본질적인 해답을 찾기 원한다면, 우리는 하나님과 은밀하게 개인적으로 만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하나님의 뜻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침묵과 고독 그리고 동일시와 내면화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왜 주님께서 복잡한 도심이 아니라 광야로 가셨는지, 바울이 사람들과 상의하지 않고 아라비아로 갔는지를 깊이 생각해 보심이 어떨까요? 너무 영적이어서 무겁다구요? 그래서 재미가 없어진다고요? 그런 현상은 이미 당신이 사람들이 주는 무언가의 깊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참된 안식과 재충전의 방법을 점검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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