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얼마 동안 그 일에 종사했느냐고 물으면 20년 조금 못 된다고 대답하신다 했습니다. 실제로는 30년 가까이 되었는데도 말입니다. 30년 정도 그 일을 했으면 사람들이 기대하는 자산가의 모습이 있는데 그런 상황이 아니어서 경력을 낮추어서 말한다고 했습니다. 겸손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렇게 말하는 분의 자괴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에 때가 있다는 교훈은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말씀 또한 바울을 통해 주신 권면입니다. 계절이 바뀌는 즈음이라서 그런지 더 묵상하게 됩니다. 자기 경영개발서 중에는 『00 대에 반드시 해야 할 일』 등의 제목으로 출간된 책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책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또는 『해야 할 일』이라는 제목으로 부담을 주기도 하더군요.

얼마 전, 일본 작가가 쓴 『40대 나 자신을 발견하는 책』을 읽었습니다. 제 자신이 그 연령대에 속해 있고, 교회에서 활발하게 사역하고 있는 세대에 관한 것이기도 해서 책장을 펼쳤습니다. 40대는 인생의 전반전을 마치고 하프타임을 가져야 하는 시기이며, 성취 중심의 삶에서 의미 추구의 삶으로 변화를 겪는 시기입니다. 더구나 장수시대에 인생의 이모작, 삼모작을 위해 자기를 점검하고 미래의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때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20대 후반기에 직장생활을 시작했다면 40대는 그 분야에서 14~5년 정도 자신의 열정과 재능을 쏟아 부은 셈이 됩니다. 자신의 능력과 결과를 평가해 볼 시기입니다. 사람에 따라 중간 평가의 결과는 다를 것입니다. 결과에 따라 현재의 길을 그대로 갈 것인지, 아니면 획기적인 변화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비교적 순탄하게 한 자리를 지켜 왔다고 하더라도 안주해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도 계속 순탄하리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입니다. 변화의 요구에 안일하게 대응했다가 시장경제에서 밀려 도태된 기업들의 예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제껏 발견하지 못했던 자신 안의 재능과 열정을 찾아 새로운 도전에 뛰어드는 일도 의미 있습니다. 그렇지만 새로운 길로 항로를 바꾸려면 더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방법과 대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중요한 원리는 모든 것은 다 기한이 있고 그 때를 놓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주도적으로 결정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나 상황에 의해 끌려다니는 인생의 후반부를 살아야 할 것입니다. 믿는 사람에게는 때에 관한 중요한 교훈이 있지요. 때를 정하시는 분, 때를 알려 주시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준비하는 일입니다. 하나님은 친밀한 자에게 그 비밀을 가르쳐 주시는 분입니다. 준비된 자에게 일을 맡기시는 분입니다. 

때를 분별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때를 준비하는 것이 성실입니다. 당신의 미래가 어제와 오늘보다 더 낫기를 원한다면 지금  준비하고 때를 기다리는 일에 소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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