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아직 때가 이르지 아니한 때 추수를 재촉하셨다. 사람들의 눈으로는 아직 넉 달이 지나야 하지만 예수께서는 들판의 곡식을 보신 것이 아니라 사람의 영혼을 보시며 말씀하셨다. 가이사의 폭정으로 말미암아 고통과 절망에 시달리던 사람들은 갈 곳을 잃은 채 유리방황하고 있었으며, 빈곤과 질병으로 시달리던 백성은 삶의 의욕을 잃어 버리고 지쳐 있었던 때이다.

넉 달이라는 기간을 기다릴 수 있는 여유도, 인내심도 없었던 백성들의 마음은 각박해질 대로 각박해져 있었다. 앙상한 뼈만 남은 채 부딪치기만 하면 부러지고 깨지고 죽어야 끝장이 나던 아골 골짜기를 연상했던 것이 날이 갈수록 삶이 힘들어지는 금일과 다를 바 없었을 것이다.

WHO가 지난 9월 10일,‘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매년 25만여 명의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는 것이다. 자살을 시도했던 ‘자살 미수자’도 2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의 인구를 13억 명으로 계산했을 때 인구 10만 명당 19.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셈이다. 이는 전 세계 평균 자살률(10만 명 당 14.5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또 지난 2010년 중국 위생부가 발표한 자살률(10만 명당 6.8명)의 3배에 달해 자살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만 5,88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절대적인 숫자만 비교하면 적어 보이지만, 인구 10만 명당 31.7명이 자살로 목숨을 잃는 셈이다. 1990년 10만 명당 7.6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4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청소년 자살률이 급격히 증가했다. OECD 31개국의 ‘아동청소년(10~24세) 자살률 통계’에 따르면 10~19세 우리나라 청소년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수가 지난 2001년 3.19명에서 지난 2011년 5.58명으로 57.2% 증가했다.

금일 미국에 사는 우리 교포들의 삶도 힘들고 고달프기는 마찬가지다. 나날이 열악해지는 미국 경제는 노인층과 빈곤층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비관과 절망 속에서 갈 길을 잃고 헤매는 계층이 늘어나면서 사업이 파산하고 가정이 파괴되며 자녀들이 유리방황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지금도 넉 달이나 기다릴 여유도 힘도 없이 막다른 골목에 서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때를 보신 주님은 “희어져 추수하게 되었다”고 금일에도 믿는 자들을 재촉하고 계신 것이다.

여기에 감사한 일이 있다. 우리 작은 선교단체가 미력하나마 한 몫을 감당할 수 있는 기회가 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기독의료상조회이며, 또한 로고스하우스의 운영이다. 기독의료상조회의 추수꾼들은 동부와 서부 그리고 남부와 북부에서 쉴 새 없이 뛰고 있다. 금년 한 해만 하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새로 가입을 했으며 동시에 질병으로 고난 받던 회원들에게 천문학적인 의료비를 지원할 수 있었다. 이는 “희어져 추수하게 되었다”라는 주님의 재촉하심에 부응하는 일임에 틀림없다. 한편 라모나 쉼터와 기도원, 그리고 게스트 하우스를 찾은 사람들도 수백 명을 헤아리거니와 이들이 와서 새 소망과 기쁨을 얻고 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주님 앞에서 치유를 받고 기뻐 뛰던 자들을 연상하게 된다.

 
우리는 지금도 “보라 희어져 거두게 되었도다”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는다. 금년에도 추수감사절을 전후하여 더 많은 불우 이웃을 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특히 맑은 공기와 약수라고 일컬어도 손색이 없는 음료수가 솟는 쉼터에서는 지친 삶을 이기지 못하고 이혼을 구상하거나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는, 무거운 짐을 진 자들을 불러 모아 하나님께서 주신 아름다운 시설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더욱 힘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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