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5일 저녁 10시쯤이었다. 막 깊은 잠에 들었는데 갑자기 손전화에서 요란한 소리가  울렸다. 문자 메시지가 왔는데 앰버경보였다. 무슨 큰 일이 벌어졌을까. 지진예보일까, 아니면 전쟁일까, 한순간 그런 생각도 들었다.  얼른 전화를 열어 보니 어린이 납치사건이었다. 납치 혐의자의 차종과 특히 번호판 6WCU986이 찍혀 있었다. 

 이런 앰버경보는 고속도로 전광판에서 흔히 보아온 일이다. 몇 년 전 앰버라는 이름을 가진 소년(당시 9살)이 납치 살해된 것을 계기로 입법화된 제도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건이 너무 처절해서 개인들의 손전화에까지 경보를 내보냈다는 설명이었다. 어떻거나 이로 인하여 납치된 열여섯 살 소녀 해나(성경 이름으로는 한나)가 며칠만에 극적으로 구출되었다. 디마지오라는 40세 된 남자에게 샌디에고에서 납치되어 아이다호 주 산 속에 천막을 치고 생활하던 중이었다. 디마지오는 연방수사국 인질전담반에 의하여 사살되었다.

살해된 납치범은 이미 해나 소녀의 어머니와 여동생을 불에 태워 죽였다. 그것도 매우 잔인한 수법이었다. 그리고 그 아버지도 젊은 시절 사귀던 여자에게 총부리를 겨누며 죽이겠다고 위협한 적이 있었고 중년 나이에 자살로 그의 생을 마감했다. 그러니까 부전자전인 셈이다. 그런 정황으로 보아 납치범 디마지오가 해나를 죽이고 자살할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수사당국은 파악했다. 그래서 이 앰버경보는 고속도로 전광판은 물론 모든 신문, 라디오, TV방송 등에 그것도 반복적으로 전달되었다. 게다가 미국 서해안 5개 주 주민들의 아이폰을 통해서도 송출된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그 효과가 결정적이었다. 그런 때에 아이다호 주 산속으로 승마를 하던 사람들이 우연히 디마지오와 해나를 만나게 되었다. 몇 마디 말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낌새가 좀 이상했다. 산 속 깊은 곳에 천막을 치고 야영을 하고 있지만 복장은 전혀 야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산에서 내려온 이들은 TV에서 바로 이 앰버경보를 보았다. 그래서 즉시 경찰국에 신고하게 되었고 해나 구출에 결정적 실마리를 제공한 공로자가 되었다.

이 사건은 뒤마의 소설 <삼총사>에 담긴 명언을 생각나게 한다. “하나는 모두를 위하여, 모두는 하나를 위하여” (One for all, all for one.) 바로 그것이다. 미국의 온 국민이 한 생명을 구출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했고 마침내 그 열매를 보게 되었다. 요란하게 걸려온 전화에 단잠을 깼지만 그 소녀가 꼭 구출되도록 기도로 도왔던 우리 부부도 매우 흐뭇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생명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실감했다. 그래서 예수님의 죽으심이 더욱 거룩하게 느껴진다. 그분은 ‘하나는 모두를 위하여’(One for all)의 영원한 표상이 되셨다. 그분께서 자신의 한 생명을 십자가 제단에 바치심으로 온 인류가 영원히 살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으셨다. 그래서 우리 모두 그 한 분을 위하여 살아야만 한다. 그래서 한 번 더 외친다. All for One, 모두는 하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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