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우리 한인 이민 사회는 여타 민족이 이루지 못한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다. 단체나 기업이 그러하고, 개인들의 우수한 두뇌로 연구 개발하는 IT 산업이나 제반 기술 분야가 그러하다. 여기에 후세들의 명문 대학 진출이나 높은 교육 수준을 더하면, 앞으로 우리 한인 사회가 모든 민족의 리더 역할을 하게 되리라는 전망도 결코 포부만은 아닐 것이다.

1970년 초기에 미국 땅을 밟은 필자는 누구나 겪은 이민 1세의 온갖 고초를 겪으며 영세적 삶을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야 했다. 미국 교단에 가입하면 생활비 정도는 쉽게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그때마다 한국 전쟁때부터 받았던 원조를 생각하며 자립을 고집하느라고 사서 고생하던 생각이 새삼 떠오른다.

1996년에 시작한 기독의료상조회(Christian Mutual Med-Aid)는 우리의 주체성과 자존심을 고수하며 민족적 자립을 소원해서 만든 기관이나 다름없다. 더 이상 미국 사회에 의존하거나 폐를 끼치지 않고 한인들끼리 서로 도우며 자립하려는 의지에서 설립했기 때문이다. 영세민도 아니면서 영세민인 체하며 혜택 받는 것을 자랑하기보다, 조금은 힘들더라도 서로 나누어 부담하는 방법으로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의료비를 지출하고, 정당하게 세금도 내면서 우리 자녀들에게 자랑스런 부모가 되는 것이 우리들의 소원이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의 주체성과 자존심을 고수하며 마음에 거리낌이나 부끄러움 없이, 더 이상 미국 사회에 의지해서 혜택을 받지 않고 오히려 우리가 미국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하던 끝에 탄생한 것이 기독의료상조회(CMM)이다.

이제는 우리 한인 개인이나 단체 혹은 제반 사업체가 창의력이나 자존심도 없이 구습을 따라 미국 사회에 기생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미 세계가 인정하듯 한국 기업과 기술 그리고 개개인의 우수성은 세계를 리드해야 할 시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아직 미국 단체나 기업에 의존해 한 건 잡아 보려는 얄팍한 수단을 부리는 사람들이 없지 않다. 오바마 전국 의료 개혁법이 인정하는 ‘크리스천 헬스케어 미니스트리’ 사역 기관 가운데, 미국에서 4개 기관중 유일한 한인 단체인 우리 기독의료상조회(CMM)는 20여 년 가까이 성공적으로 의료비 나눔 사역을 감당해 오고 있다. 그런데 뒤늦게 한인 몇 사람이 미국 기관에 찾아가 한인 사회를 분열시키고 어지럽히고 있어서 미래 한인 사회에 부끄러움을 남기지 아니할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사실상 이들은 본사에서 1년간 사무실 운영비를 지원받으며 협력을 약속했던 사람들이다. 물론 선의의 경쟁을 배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이왕 시작한 것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고 우리의 주체성과 자존심을 고수하며 정정당당하게 하기를 바란다.

헬스케어 미니스트리 사역으로 인정된 미국 3개 기관이나 우리 기독의료상조회(CMM)는 서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현재도 일부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서로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를 포함해서 동 기관들의 제반 프로그램들은 대동소이하다. 따라서 어느 단체에 가입하더라도 나눔의 혜택은 비슷하다.

그러나 기독의료상조회(CMM)에서 한인들이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 한인이 운영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언어 소통에 문제가 없으며, 한국에 있는 모든 병원이나 의사를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 검진 등이 첨가되어 있다는 점이다. 비록 건강해서 의료비 지원을 받지 않았더라도, 기후가 좋기로 유명한 샌디에고 지역의 쉼터를 회원이면 누구나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기도 하다. 동시에 각 지역(동부, 중부, 서부, 동남부, 남부, 북가주, 북서부 등)에 우수한 전문인들이 활동하고 있어 누구나 어디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들은 새로 시작되는 오바마 헬스 플랜에서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한인 회원들이 보다 나은 혜택을 나눌 수 있도록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지부장들이 샌디에고 쉼터에 모여 회원들을 위해 주옥 같은 지혜를 쏟아내기도 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주체성과 자존심을 고수하며 우리의 인재들이 더욱 더 좋은 프로그램을 연구 개발하여 미국 사회 안에서 “썩지 않고 더럽지 않고 쇠하지 아니하는 기업을 잇게”(벧전 1:4)될 한인 크리스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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