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현 지음 / 이기섭 엮음 / 아바서원 펴냄

 
안수현(1972~2006). 고려대 의대 91학번, 내과 전문의, 한국누가회 회원, 영락교회 헬퍼십 공동체 ‘예흔’ 리더. 28사단 사단의무대 군의관, 프리랜서 칼럼니스트.

환자들에게 따뜻했고, 동료들에게 친절했으며, 자신에게는 엄격했던 청년 의사 안수현. 그는 환자의 마음속까지 들여다보며 그들의 아픔을 헤아리는 참의사였다.

누구는 그를 '바보'라 불렀다. 자기 것을 챙길 줄 모르는 그에 대한 답답함과 미안함이 담긴 말이었다. 그는 돈과 시간의 대부분을 남을 위해 썼다. 돈이 없어 검사를 받지 못하는 조선족 할아버지의 검사비를 대신 내 주고, 집과 교회 거리가 멀어 차를 타기 위해 예배 중간에 나가야 하는 후배의 운전사를 자청했다.

손에는 늘 책과 찬양 테이프를 가지고 다니면서 교회 후배, 병원 동료, 환자들과 그 가족들까지 가리지 않고 필요하다 싶은 책과 찬양 테이프를 선물했다. 밤이면 병원을 돌며 맡은 환자들을 붙잡고 조용히 기도했다. 실의에 빠진 암 환자들을 찾아가 말동무가 되었다. 2003년 군의관으로 입대한 후에는 병사들의 친구로 지냈다. 영창을 방문해 일일이 책을 선물했다.

한편 의대생 시절부터 ‘스티그마’라는 아이디로 신앙과 음악과 책에 관한 글을 썼으며, 해박한 지식과 올곧은 신앙의 자세가 드러난 그의 글은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2004년에는 <청년의사> 주최 ‘한미수필문학상’ 공모에서 “개입”이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받았다.

2003년 군의관으로 입대해 2006년 1월 급작스레 유행성출혈혈에 걸린 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서른셋, 예수님의 흔적을 좇아 달려가다가 예수님과 같은 나이에 문득 우리 곁을 떠났다.

그가 하늘나라로 간 뒤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뜻을 모아 펴낸 <그 청년 바보의사>에 이어 두 번째 책 <그 청년 바보의사, 그가 사랑한 것들>이 올 봄에 출간되었다.

신앙과 지성과 실천이 함께 가는 그리스도인이 되고 싶어했던 청년 의사의 간절한 바람이 이 책에 들어 있다. 두 번째 책에는 즐겨 읽던 책들과 CCM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다. 또한 책 말미에는 그가 지상에 남긴 책들과 찬양 CD 목록이 수록되어 있다.

(본문 중에서)

- 돈 모엔 목사의 < Let your glory fall>의 첫 곡에서 이런 내용의 기도가 들린다.
"주님, 당신께서 우리 삶에 여태까지 행하셨던 일들로 인해 감사드립니다.
오늘 밤 우리는 또한 당신께서 앞으로 행하실 일들로 인해 먼저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아직 눈으로 보지 못한 당신의 치유하심을 인해
다가올 우리의 부족함을 채우실 물질적인 공급을 인해 감사드립니다.

- 하나님이 주신 약속의 위대함과 기도한 후에도 우리가 여전히 직면하는 변하지 않는 상황 사이에는 늘 긴장이 있다. 믿음에서 가장 힘든 것은 다가올 '은혜의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은 하나님을 믿는 것이고, 믿을 때 힘든 부분은 기다림이다. 기다림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마지막 30분이다. 믿고 기도하면서 시작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으로 방문하실 약속된 그 순간까지 기다리면서 견뎌나가야 한다... 믿음을 갖는 것과 주님을 기다리는 것은 같은 것이다.

- 기독교인이란 결코 넘어지지 않는 사람들이 아니라 넘어지고 실패해도 그럴 때마다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알고 일어서는 사람들이다.

- 헨리 나우웬은 하버드 대학 교수직을 버리고 장애인 공동체의 자원봉사자로 옮겨 가려는 결정을 내리는 순간 “내 안에 있는, 중요하게 대접받고 싶어하는 본성이 온통 들고 일어나서 반발했다”라고 그의 책에 썼다... 순종이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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