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문학의 고전이라고 불리는 알렉스 헤일리의「뿌리」는 1976년 발표되자마자 당시의 흑인들에게 '뿌리 찾기'에 대한 강한 열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1750년 이른 봄, 서아프리카 감비아 해안에서 나흘 정도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있는 주푸레 마을에서 아버지 오모로와 어머니 빈타 킨테의 첫 아들로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태어난 쿤타 킨테는 엄격하고 혹독한 성인식을 무사히 치른 후, 이제 자신도 아버지처럼 결혼도 하고 아이들을 낳으면서 멋지게 살아갈 것이라며 미래를 설계하던 중, 동생의 장난감 북을 만들어 주고자 괜찮은 나무를 찾아 숲 속을 헤매다가 노예 사냥꾼에게 잡히고 맙니다. 그리고 미국 땅에 끌려와 온갖 고통과 억압을 당하며, 이름도 잃고, 모든 것을 잃은 채, 비참한 노예의 삶을 살아갑니다. 쿤타 킨테에게 오는 진짜 고통은 어떤 육체적 억압이나 학대가 아니라, 흰둥이들이 검둥이들로 하여금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지 못하게 하고, 정말 사람다운 노릇을 하지 못하도록 무지한 존재로 만들려는 행위였습니다.
저자 알렉스 헤일리는 자신의 외할머니에게서 들은 아프리카 조상의 이야기에 10여 년간의 자료 조사로 얻은 내용을 살로 덧붙여 이 책을 완성했습니다. 출간 이듬해에는 미국 도서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ABC 방송국에서 미니시리즈로 제작되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 보급되었으며, 영화와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전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영국 런던의 템즈 강 근처에 있는 재판소 뜰에는 포도나무가 한 그루 서 있습니다. 그 포도나무는 유독 맛있는 열매를 맺기 때문에, 식물학자들이 거기서 나는 포도를 종자로 하여 우수한 포도를 보급하려고 많은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그러나 학자들은 결국 한 가지 사실을 제외하고는 그 포도나무와 다른 포도나무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 한 가지는 그 포도나무의 뿌리가 템즈 강 밑바닥까지 뻗어 있어 어떤 계절이나 기후 변화에 상관없이 충분한 수분을 항상 빨아들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포도나무가 영국에서 가장 맛있는 열매를 맺었던 이유는 그 나무의 뿌리가 어디로 향해 있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나무든, 식물이든, 사람이든 뿌리가 무엇이냐는 참으로 중요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뿌리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는 더 중요합니다. 알렉스 헤일리가 쓴 소설「뿌리」에 나오는 뿌리와 이 땅에 발을 딛고 사는 모든 사람들의 뿌리는 결국 한 사람에게로 향합니다. 아담입니다. 그런데 그 아담의 뿌리는 하나님입니다. 그래서 구약 성경 예레미야 17:7-8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 “무릇 여호와를 의지하며 여호와를 의뢰하는 그 사람은 복을 받을 것이라 그는 물가에 심기운 나무가 그 뿌리를 강변에 뻗치고 더위가 올지라도 두려워 아니하며 그 잎이 청청하며 가무는 해에도 걱정이 없고 결실이 그치지 아니함 같으리라”
시편 1:1-3도 이렇게 말씀합니다 :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좇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로다 저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시절을 좇아 과실을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 행사가 다 형통하리로다.”
뿌리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뿌리가 어디를 향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뿌리는 무엇입니까? 그 뿌리는 어디를 향하고 있습니까? 이사야 11장1-9은 우리의 뿌리이신 하나님께서 절대로 흔들리지도 않고, 쇠하지도 않는 영원한 나라를 건설하시겠다고 약속합니다.
- 기자명 김영하 목사
- 입력 2015.06.23 02:45
- 수정 2015.06.30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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