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in Movies

이제 곧 가을, 가슴 설레는 결혼 시즌이 다가온다. 언젠가부터 결혼 예식때 신랑이 먼저 입장하고, 이어서 신부와 신부 아버지가 함께 입장한 후, 신부를 신랑 손에 넘겨주는 형식을 따르고 있다. 신부의 아버지가 안 계신 경우에는 큰아버지나 작은아버지 등 집안의 다른 어른이 신부와 함께 입장하는데 아무래도 아버지만 하랴?

최근에는 신랑 신부 둘이서만 동시 입장하거나 신랑 신부 또 신부 아버지가 동시에 입장해서 신부를 신랑의 손에 넘겨 주기도 한다.  그런데 요즈음은 이혼과 재혼이 많으니 원래의 아버지와 입장하는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늘 영화는 바로 그런 경우를 그린 뮤지컬 영화로 아버지 없이 성장한 딸이 정작 결혼을 앞두고 함께 손 잡고 결혼식에  입장할 아버지를 찾는 영화이다.

『Mamma Mia』 영화의 원작은 그룹 ABBA의 음악을 바탕으로 지난 1999년에 제작되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큰 인기를 누리며 공연된 같은 제목의 뮤지컬이다. 이번에 영화로 제작되어 뮤지컬이 보여줄 수 없는 그리스 섬의 실제 자연 경치를 잘 그렸고, ABBA 음악 역시 뮤지컬만큼이나 잘 소화한 것 같다. 줄거리는 잠시 잊고 시원한 바다 속에서 펼쳐지는 경쾌한 ABBA 음악과 춤만으로도 만점이다. ‘Dancing Queen!’ ‘I have a dream!’ ‘Chiquitita!’ 등 십수 곡의 ABBA 음악이 귀를 즐겁게 하는 데 더해, 바다 방파제에서 수십 명이 춤과 함께 신나게 노래를 부른 후 물 속으로 풍덩! 뛰어드는 모습은 바다의 멋진 경치와 함께 보는 눈을 즐겁게 한다.

영화 제목『Mamma Mia』는이탈리아 말로 ‘이럴 수가! 어머나!’ 라는 뜻으로 외동딸의 결혼을 앞둔 홀어머니 앞에 오랫 동안 잊고 있었던 과거의 남자들이 나타나자 반응하는 말이다.

내용은 이러하다. 예비 신부 소피는 결혼을 앞두고 다른 준비는 잘하였는데 자신의 손을 잡고 입장할 아빠가 없어 고민이다. 그러던 중, 엄마의 일기장에서 과거의 남자들을 발견하고, 엄마 몰래 엄마 이름으로 초대장을 보냈는데 세 명이 한꺼번에 나타난다. 

모텔 주인이자 이제 사랑하는 딸을 시집보내는 홀어머니 도나 역할은 메릴 스트립이 맡았다. 청소며 시설 단장이며 모텔 일을 하느라 나이에 걸맞지 않게 멜빵 바지 입은 말괄량이 소녀와 같은 모습, 옛 여자 친구 둘과 재회하는 장면, 뜻하지 않게 과거의 남자들과 맞닥뜨렸을 때의 당황스런 장면을 잘 연기했다. 영화가 진행되는 중간중간에 ABBA 음악이 춤과 함께 나오는데 엄마가 친구들을 맞아 짚차를 싱싱! 운전하는 장면, 중년이 한참 지난 여성들이 침대 위에서 붕붕! 뛰며 노래하는 장면이 재미있게 그려졌다. 딸이 결혼하는데 엄마와 친구들이 더 신나게 잔치를 벌이는 모습 속에서 딸 가진 어머니들의 마음이 엿보인다.

한편, 예비 신부 소피는 반신반의하며 초대장을 띄운 세 명의 자칭 아버지가 나타났으니 누구 한 사람을 아버지로 결정해야 한다. 다 잘 생겼으니 미남을 기준으로 뽑을 수도 없고, 은행원, 건축가, 여행가로서 다들 각자의 영역에서 잘 나가고 있으니 이 기준도 어렵다. “너희 엄마 도나를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데?” 하는 각 자의 스토리도 그럴싸 하니 그저 혼란스럽기만 하다.
결혼식을 앞둔 마지막 밤, 흥겨운 파티가 진행되고 여전히 아버지가 누구인지 궁금한 딸 소피와 ‘아버지 없이 그 동안 잘 키웠더니 애가 왜 이러나?’하는 걱정에다 자신의 치부를 들켜버린 것이 못마땅한 엄마 도나는 한바탕 말싸움을 벌인다. 신나는 영화 속에서 잠시 긴장이 흐르는데 다음날 아침 엄마가 딸의 웨딩드레스를 입혀주며 둘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사랑을 회복한다. 오늘이 있기까지 훌륭히 키워준 엄마에 대한 감사, 또 아버지 없이도 잘 자라준 딸에 대한 고마움이 서로의 진심이었으리라.

영화는 끝내 누가 소피의 아버지인지 밝히지 않고 애매하게 끝난다. 우여곡절 끝에 그래도 아버지의 손을 잡고 소피가 입장하는 해피 엔딩을 기대했는데 혼자 입장하고 결혼 서약 직전에 결혼을 취소하고 만다. 세 명의 남자가 결혼식장 한쪽에 대기하고 있어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누가 아버지인지 묻지만 엄마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딸은 “엄마가 100명과 잤어도 괜찮아요!”하고 엄마는 “아냐!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라고 대답하는 황당한 장면이 잠시 나온다. 딸 소피는 파혼이 아니라 결혼식을 보류하는 것이고 남편 될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없다면서 둘이 함께 여행을 떠난다. 대신 엄마가 세 명의 과거 남자중 샘과 다시 결혼하는 엉뚱한 결론이 이어진다.

결혼을 앞두고 ‘나는 누구인가? 아버지가 누구인가?’라는 의문을 가지면서 핏줄을 찾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그런데 그것을 넘어 소피는 자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며 결혼식을 미룬다. 대신 엄마가 결혼하는 마무리가 황당하기는 하지만, 청춘 남녀들에게 결혼 준비에 대한 한 가지 중요한 점, 준비되지 않은 결혼에 대해 말해 준다고 생각한다.‘맘마 미아’ 영화는 원래의 가족이 결혼 당사자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돌아보지 않은 결혼은 뭔가 부족한 결합이 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성경은 결혼이 ‘부모를 떠나’ 둘이 한 몸을 이루는 것이라 한다.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찌로다”(창세기 2:24),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사람을 지으신 이가 본래 저희를 남자와 여자로 만드시고 말씀하시기를 이러므로 사람이 그 부모를 떠나서 아내에게 합하여 그 둘이 한 몸이 될찌니라 하신 것을 읽지 못하였느냐” (마태복음 19:4,5).

결혼 후 어디에서 살 것인지, 결혼식은 어떻게 진행하고 피로연은 어떻게 할 것인지, 신혼여행은 어디로 갈 것인지! 등등 모두가 보여지는 것들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하지만 예비신부 소피는 비록 원하던 답을 얻지는 못했어도 결혼식에 앞서 정말 중요한 물음을 던졌던 것이다. 바로 ‘부모를 떠나’는 연습을 온전히 했던 것이다! 결혼이 그저 부모로부터의 물리적 독립이 아님을 깨달으면서 소피는  부모가 그녀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어떤 의미인지를 새삼 돌아 보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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