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in Movies

 

‘술이 사람을 먹는다', ‘술이 술을 먹는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알코올이 들어가면 자신을 조절하지 못한 채 술에 빠져버리는 모습을 말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싸움으로 이어진다든지 아니면 음주운전(DUI)과 같은 일까지 일어나기도 한다. 

한편, 한국 사람들은 술 마시는 행위에 대해 옛적부터 멋과 호탕함의 상징인 양 관대하게 생각해 온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술을 안 마시면 사회 생활을 잘 못할 정도여서 젊은 크리스천들이 사회에 나와서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신앙적인 갈등 중 하나가 된다.

요즘은 술 광고에 여성이 많은 역할을 맡고 있고,  여성의 음주가 예전보다 더 많아지고 있다. 또한 술로 인해 가정과 직장에 문제가 생기면 폐인 취급 당하고, 그로 인해 술 마시는 사람은 이러니 내가 술을 안 마실 수 있냐고 또 다른 구실을 만드는 악순환을 본다.

원래 중독이라는 말보다는 남용(abuse)과 의존(dependence) 이라는 말로 세분화되고 금단 (withdrawal), 중독 단계 등의 전문 용어들이 등장하는데 여기선 우리의 관심사를 알코올 중독이 본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맞추어 보았다.

오늘은 두 영화『When a Man Loves a Woman(남자가 사랑할 때)』과『Leaving Las Vegas(라스베가스를 떠나며)』를 통해 술 중독자들의 모습을 돌아본다. (주의 : 두 영화 모두 성인등급)

첫 번째 영화,『When a Man Loves a Woman(남자가 사랑할 때)』의 전반부에 비행사, 즉 파일럿(pilot)인 남편이 아내(맥 라이언 Meg Ryan)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상대가 좋아하는 크림 치즈 프로스팅(frosting)을 만들어주겠다는 말에서 보듯 다정다감하고 가정적이라 나무랄 데 없어 보이는 남편이다.

영화는 여러 해를 건너 뛰고, 이제 사랑하는 어린 두 딸과 함께 부부가 사는 모습으로 넘어간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상담 교사로 일하는 부인의 문제가 조금씩 보이는데 도대체 무슨 일인가? 

쇼핑 몰에 갔다가 아이들을 어디다 두고 온 지도 모르고 혼자 귀가하는 아내이자 엄마, 그래서 어린 두 딸을 잘 돌보지 않고 베이비시터에게 맡기는 그녀, 이 모든 것이 술로 인해 생기는 일들이다. 술 없이는 기분이 쾌활해지지도 않고 남편과 가족을 밝게 대하지도 못하니 술에 의존하는 모습이 반복된다.

그런데 술이 과해지고 자신을 조절할 수 없는 단계에까지 이른다.  술에 취해 귀가한 그녀가 딸을 때리게 되고 두고두고 딸의 마음에 상처가 남는 모습, 그리고 술을 너무 많이 먹어 샤워 도중 밖으로 쓰러져 정신을 잃게 되고, 멀리 비행중인 남편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돌아오는 모습이 하나 둘 전개되면서 알코올 중독자의 모습과 주위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적나라하게 그려지고 있다. 특이한 것은 남성(남편)이 아니라 여성(아내)이 알코올 중독자로 설정됐다는 점이다.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온 세상을 다 주고서도 여자를 사랑한다 마지막 동전까지 털어 사랑한다”는 감미로운 영화 주제가의 가사처럼 아내의 알코올 중독을 알고 나서 헌신적으로 보살피던 남편마저 지쳐가는 모습, 마침내 별거하게 되는 모습, 또 아이들이 따뜻한 엄마의 손길을 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알코올 중독이 끼치는 악영향이 실감하게 된다.

또한 알코올 중독 재활센터에 들어가는 장면, 센터에서 나와서는 중독자들이 모이는 A.A.(Alcoholics Anonymous)에 참여하는 모습, 한편 남편이 참여한 중독자 가족들이 모이는 Al-Anon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영화는 보여준다. 영화의 마지막은 별거를 넘어 다른 도시로 이사하게 된 남편이 아내가 A.A.에서 발표하는 자리에 나타나 서로의 사랑을 다시 확인하는 장면이다.

두 번째 영화는 한 남자(니콜라스 케이지 Nicholas Cage)가 쇼핑 카트에 신나게 술을 쓸어 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운전하면서 병째로 술을 들이키며 영화 내내 벌겋게 충혈된 눈이 영락없이 술에 절은 모습이다. 자다가 일어나서 냉장고를 열고 술을 마시는 모습, 수영하다가도 물 속에서까지 술을 마시는 모습, 차가 달리는 길을 비틀비틀 위험하게 가로질러 걷는 모습, 은행에서 수표를 입금하면서 서명하기 전 손을 덜덜 떠는 모습이 보기에도 참으로 안타깝다.  

직장에서까지 술기운 때문에 몽롱한 정신이던 그는 더 이상 사회생활을 할 수가 없어서 해고되고 만다. 그나마 얼마 받은 돈을 가지고 이제 라스베가스로 간다. 한 달 정도 묵으면 돈이 다 떨어질 것이고 그러면 죽음으로 삶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 여인을 만나게 되고, 둘은 서로에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지 않는 조건으로 여인의 거처에서 함께 살게 된다. 알코올 중독자인 자신은 술을 그만 마시라는 말을 안 듣기로 한 것이고, 밤에 몸을 파는 여인은 자신의 일에 대해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다.

영화 음악 역시 남자 주인공의 우울한 분위기를 말하듯 무거운 분위기로 연주되고 나아가 주인공의 퇴폐적이고 자기파괴적인 모습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결국 해피 엔딩이던 앞 영화와 달리 중독자인 남자의 죽음으로 영화가 끝나면서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한다. 알코올 의존자의 자살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100배 가까이 된다는 통계 수치, 또 자살하는 사람의 25%가 알코올 의존자라는 통계 수치를 말하고 있는 것일까?   

“붉은 눈이 뉘게 있느뇨 술에 잠긴 자에게 있고 혼합한 술을 구하러 다니는 자에게 있느니라 포도주는 붉고 잔에서 번쩍이며 순하게 내려가나니 너는 그것을 보지도 말지어다”(잠언 23:29~31).

술을 보지도 말라고 하신 말씀대로만 살 수 있으면 좋으련만 우리가 사는 사회는 그렇지 못하다. 문제는 사교적인 음주가 습관적 음주, 곧 중독으로 이어져 당사자뿐 아니라 주위 여러 사람들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알코올 중독 치료와 관련해서 앞서 언급한 A.A.가 큰 역할을 하는 것을 영화에서 보았다. 중독에서 벗어나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자신의 문제를 이해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돕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낙인 찍히는 것에서 벗어나 본인들이 수용 받을 수 있는 모임이 되는 것이다. 사실 가족에게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그로 인해 술을 더 마시게 되는 악순환을 생각할 때 중독 당사자가 참석하는 A.A. 와 해당 가족들이 참석하는Al-Anon은 참으로 소중하다.

육신의 질병을 지키는 기적을 일으키시는 주님께서 술 중독 또한 고쳐주실 것을 믿는다.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했다”는 말씀처럼 중독자들이 스스로 믿음을 갖기를 소망한다. 동시에 주위 사람들이 중독자들에게 사회적인 낙인을 찍지 않고 대하는 가운데 치유가 일어나기를 소망한다.

“저가 네 모든 죄악을 사하시며 네 모든 병을 고치시며 네 생명을 파멸에서 구속하시고 인자와 긍휼로 관을 씌우시며”(시편  1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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