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사람들은 각자 비전을 갖고 삽니다. 비전을 통해 세상에서 중요한 일을 하고 싶어합니다. 당신의 가족 가운데, 당신이 속한 단체에서 크게는 세계에서 당신 또한 변화를 일으키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책이 시사하는 바로, 미국 사회에 새로운 유산을 남긴, 그러나 덜 알려진 여러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각 단체가 시작된 독창적인 사고와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창조적인 방법을 배우고, 다음 세대에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는 힘을 보게 될 것입니다. 각 단체를 이루는 2천만 명 이상의 봉사 그룹에 당신도 참여하도록 격려하는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올해 내 소명은 무엇인가? 내 인생의 소명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돌아 보는 기회로 ‘사명따라 사는 삶’ 시리즈 글을 연재하고 있다. 첫번째, 미국의 사례로 교육개혁운동 StudentsFirst를 시작한 미셸 리(Michelle Rhee), 두번째는 한국의 사례로 ‘참 의사’로 불린 그 청년 바보의사 안수현에 이어, 세번째로 미국의 사례인『세상을 바꾸는 사랑의 열정가들(Passionaries: Turning Compassion into Action)』(Barbara R. Metzler 지음, 윤현봉 옮김, 마고북스 펴냄)을 소개한다. 이 책의 특징은 영어판 책 표지에 실린 여러 인물들에서 보듯이 여러 사례를 소개하고 있어 두루 이해를 넓힐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창설자나 리더와 같은 인물을 지나치게 부각시키지 않고, 단체 본래의 목적들을 잘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전체 4부로 구성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세상을 바꾼 인물과 단체 32가지를 소개한다. 1부 ‘인류애를 실천하는 열정가들’에선 ‘범지구적인 목표를 찾아 열정을 쏟는 사람들’이라는 부제를 달고, 식당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팔다가 남은 음식을 그냥 버리지 않고 사회복지재단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Food Raising의 사례를 맨처음 소개한다. 흔히 기금 모으기(Fund Raising)라 해서 단체에 필요한 기금을 마련하는 데 반해, 1989년 켄터키 주 루이빌에서 스탠 커티스(Stan Curtis)에 의해 시작된 USA HARVEST란 단체는 돈을 기증받지 않고 오로지 음식을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기는 역할만을 담당하고 있다. 어느 조직이든 운영을 위해서 돈이 필요한 법인데, 유급 직원을 두지 않고 미국 전역 13만 명의 자원봉사자를 통해 모든 활동을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음식을 나른 덕에 밥을 먹을 수 있게 된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 때문에 자원봉사자를 구하는 것은 그리 힘든 일이 아닙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나이가 몇 살인지 또 어디 출신인지와는 상관없이 당신도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또한 사람들은 대부분 뭔가 하고 싶어 합니다.”

2부‘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여는 열정가들’에선 ‘하나님 대신 아이들을 돌보는 따뜻한 손길들’이란 부제에서 보듯, 어린이들과 청소년에 관련된 여러 단체들을 소개한다. 그 중 시카고 윌로우크릭 교회의 리더십 서밋에서 소개되었던 TFA(Teach for America)도 소개된다. 저소득층이 많아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도시 지역이나 시골에서 대학 졸업생들이 2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교육의 불평등을 해소해 나가는 단체이다. 2년의 활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이후에는 동창 Alumni로서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서 계속 교육의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책에 소개된 여러 단체들의 시작이 참 특이하다. TFA 설립자 웬디 콥(Wendy Kopp)은 프린스턴 대학의 졸업 논문으로 교육 불평등에 관한 내용을 준비했다가, 졸업 후에 바로 그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돈 많이 버는 직장에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었을 텐데, 더 큰 가치를 지향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늘의 미국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이런 사람들에게서 나오는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한편, 미셸 리(Michelle Rhee)는 교육정책가로서 어떤 면에서 투쟁적인 방법으로 거시적인 차원의 교육개혁을 이끄는 인물이라면, 웬디 콥(Wendy Kopp)은 현장에서 교육을 바꿔 보고자 접근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교육의 불평등은 우리 나라의 가장 큰 불의이다. TFA는 교육의 불평등이 존재하는 곳에 존재한다. 평등한 기회의 나라라고 자부하고, 대단히 열망하는 우리 나라에서, 아직도 아이들은 그들의 교육적 성과에 의해서 결정되고 있다. 우리의 사명은 우리 세대의 가장 유망한 미래의 리더들을 모아서 교육의 불평등을 없애는 운동을 벌이는 것이다. 우리의 비전은 언젠가는 이 나라의 아이들 모두가 훌륭한 교육의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다.”
참고로 TFA는 20주년 기념식을 워싱턴 D.C.에서 오는 2월11~13일에 가질 예정이고 웬디 콥은 최근 『A Chance to Make History』라는 신간을 펴냈다. 

3부 ‘아픈 사람을 돌보는 열정가들’에선 ‘세상을 치료하는 길은 언제나 열려 있다’라는 부제를 달고, 의료 영역을 중심으로 여러 단체를 소개한다. 4부 ‘하나님의 이름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열정가들’에선 ‘용기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이라는 부제와 함께 기독교 신앙과 관련된 여러 인물과 단체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 시카고 윌로우 크릭 교회의 리더십 서밋에서 소개되었던 감옥형제회(Prison Fellowship)를 살펴 본다. ‘감옥으로 되돌아간 거물’ 이란 제목으로 소개된 척 콜슨(Chuck Colson)은 닉슨 대통령의 자문위원이었던 시절에 ‘정적을 제거하는 자객’ 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정치적인 술수에 능했던 인물이다. 그런데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수감 생활을 하며 다시는 감옥에 안 오겠다고 결심했던 그가 법률가로서 교도소 범죄 처벌 제도의 효과를 고민하게 된다. 사실 그의 이런 변화는 당시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고 중생을 체험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1976년 척 콜슨은 감옥 형제회를 통해 재범율을 줄이기 위한 사역을 시작한다. 교도소 내에서 직업 교육 및 신앙 교육을 실시하고, 출소 후에도 지역교회와 연결하여 사회에 잘 적응토록 한다. 한편, 교도소 밖 가족들을 위해서는 엔젤 트리(Angel Tree) 프로그램을 통해 교도소에 수감된 부모들을 대신해 자녀들에게 성탄 선물을 주고, 여름 캠핑 행사를 개최한다(이 책의 2부에서 별도로 소개된 사례).

교도소 선교와 관련해  2004년에 창립된 PEP(Prison Entrepreneurship Program)라는 또 다른 단체가 있다. ‘Entrepreneurship’이라는 용어에서 보듯이, 단순 교화를 넘어 출소 후 사업체를 준비하는 프로그램이다. 월 스트리트 투자일을 담당하던 이 단체의 설립자는 우연한 기회에 별 생각 없이 교도소를 방문한다. 그런데 기업 경영자나 교도소 범죄자들간에 조직에 대한 이해, 창조적인 사고 등에서 유사한 면이 있다는 사실과 범죄자들의 긍정적인 가능성을 발견하여 시작한 이 사역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큰 집에는 금과 은의 그릇이 있을 뿐 아니요 나무와 질그릇도 있어 귀히 쓰는 것도 있고 천히 쓰는 것도 있나니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예비함이 되리라”(딤후 2:20-21).

하나님은 직접 일하시지 않고 많은 경우 사람을 통해 역사하신다고 말한다. 이 책에 소개된 ‘세상을 바꾸는 사랑의 열정가들’은 사실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발견한 생각들을 행동으로 옮겨 세상을 긍정적으로 만들었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한 일은 바로 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사명을 발견하고, 나 자신을 깨끗하게 준비해, 세상을 밝게 바꾸는 하나님의 사역에 쓰여지는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 새로운 리더들 즉, 열정가들은 사실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와는 전혀 다르게 자신만의 이익이나 이기적인 동기에 따라 행동하기보다 공적인 이익을 위해 열정적으로 임무를 수행해나가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이 정말 특별하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찬사와 동경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 중 누구라도, 바로 나 자신이 그렇게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이 책에 나온 사람들을 따라 이웃의 꿈을 함께 생각하고 희망의 지평을 넓히려 노력하는 순간 우리도 얼마든지 열정가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도 이 사람들처럼 될 수 있겠다는 흥분에 밤잠을 설칠 수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세상을 바꾸는 사랑의 열정가들,  20~21쪽, http://www.passionari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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