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한 외식업체 잡지에 이런 광고가 실린 적이 있습니다. “미원이 안전하지 않다면 모유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미원 선전에 모유를 등장시킨 것은 모유만큼 믿을 수 있는 것이 자신들의 미원 제품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먹는 것이 모유입니다. 비릿하고 이상한 맛입니다. 그런데 아기에게서 모유를 떼려고 하면 보통 힘든 것이 아닙니다. 아기가 자라면서 이유식을 하지만, 자기 의지대로 모유 대신 다른 음식을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하는 것은 7세부터라고 합니다. 그 전까지는 모유가 아기들의 모든 입맛을 좌우합니다.

언제부턴가 한국에 ‘맛집’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도 맛집을 찾아 다니는 사람들을 종종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많은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맛집을 소개해서 그런지 웬만한 집은 다 맛집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방송사가 다녀간 맛집이어도 “정말 믿을 수 있나?’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정말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 있지만, 요리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은 ‘좋은 재료를 고르는 것’입니다. 진짜 참맛을 결정하는 요소는 좋은 원재료라는 말입니다. 따라서 어떤 요리사든 재료 고르는 안목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요리사가 갖추어야 하는 가장 기본적 자질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모유는 요리가 필요없는 음식입니다. 재료를 고를 필요가 없는 음식입니다.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어머니의 몸에서 나오는 천연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맛의 달인(美味しんぼ)』이라는 일본 만화가 있습니다. 1983년부터 나오기 시작한 이 책은 단행본으로 2007년 8월 기준으로 일본에서는 99권까지, 한국에서는 98권까지 발매된 책입니다. 일본에서는 2003년에 누계판매량 1억 권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일본에서 판매량 1억 권을 달성한 책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면 이 책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일본에서 한국 음식 붐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했는데, 바로 이 만화가 한국 음식과 문화를 선전하는 대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매일 대하는 음식, 그리고 맛, 이제는 단순히 생명을 부지하는 생계 수단의 역할을 넘어서 한 나라의 문화와 연결되고, 경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나라의 위상까지도 드러내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나라가 문화 알리기를 한다고 할 때는 반드시 그 나라의 음식을 등장시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미각(味覺)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네 가지를 꼽습니다. ‘달다’ ‘짜다’ ‘시다’ ‘쓰다’ 입니다. 그런데 이 네 가지 맛에 한 가지를 더하여, 제5의 맛을 설명하고자 일생을 건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케다 키쿠에나(1864-1936)라는 도쿄대학 교수입니다. 어느 날 그는 아내가 만들어 온 음식을 먹다가 도무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심오한 맛을 느낍니다. 그리고 모든 음식에 바로 이 ‘심오한 맛’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일생을 ‘심오한 맛’ 연구에 바칩니다. 결국 그는 그 ‘심오한 맛’의 에센스(Essence)를 화학적으로 추출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것은 글루타민산이라는 화학물질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심오한 맛의 이름을 ‘우마미’ 즉, ‘솜씨 좋은 맛’이라고 붙이고, 자신의 연구를 일본 아지노모토 주식회사 창업자인 스즈키 사부로이수케를 통해 상품화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런데 ‘우마미’의 맛이 아무리 좋고, 건강에 이롭다고 해도 어머니의 모유에 비길 수 있을까요?

영적인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좋은 설교, 아무리 좋은 글, 좋은 이야기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능가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사도 베드로는 “갓난아기들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 이는 그로 말미암아 너희로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 함이라”(벧전 2:2)고 말씀하고, 시편 기자는 “주의 말씀의 맛이 내게 어찌 그리 단지요 내 입에 꿀보다 더하니이다”(시 119:103),“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찌어다 그에게 피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시 34:8)”라고 말씀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의 영적인 입맛은 무엇에 초점을 두는 맛입니까? 인스턴트 제품입니까? 아니면 하나님이 주신 천연 모유인 성경 그 자체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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