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태어나 옥스포드 대학에서 공부한 후, 현재 캐나다에 있는 리젠트 칼리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제임스 패커(James I. Packer)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복음주의 신학자요 전도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가 저술한 『하나님을 아는 지식』(Knowing God)에 보면,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을 안다고 하는 것에 대하여 두 가지를 지적합니다. 첫째, 하나님을 잘 모르면서 하나님에 관하여 많이 안다고 착각하는 것과 둘째, 경건에 관하여는 많이 안다고 하면서 하나님은 잘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난무하는 기독교 서적들, 훌륭한 신앙 선배들에 대한 전기, 설교집, 그리고 넘쳐나는 설교들을 통해 하나님에 관하여, 그리고 경건에 관하여 많이 안다고 하면서, 정작 하나님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이 현대 기독교인들이라는 말입니다.

1907년부터 1973년 1월 25일 천국으로 부르심을 받을 때까지, 인도 영혼들을 위해 선교사로 헌신한 스탠리 존스(Stanley Jones)는 비폭력 운동을 전개하던 마하트마 간디에게 기독교 신앙에서 나온 원리들(비폭력)은 붙잡고 있으면서, 왜 그 원리들을 가르쳐 주신 분(예수님)은 붙잡지 않는지를 물어 보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때 간디는 스탠리 존스에게 이런 답장을 보내 왔습니다. “…나는 머리로 입장을 취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감동해야 합니다. 사울이 바울이 된 것은 지적인 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의 마음을 건드린 무언가에 의해서였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간디는 비폭력 운동의 원리가 담긴 예수님의 산상수훈에 대해서는 잘 알고 그것을 사용했지만,  정작 하나님과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은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예수님과 하나님에 관해서는 아는데, 예수님과 하나님은 알지 못한 것입니다. 간디가 이렇게 된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체류할 때, 소위 기독교인들이라고 하는 백인들이 인종차별을 주도했고 간디 자신도 처절한 차별을 경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간디가 예수님에 관하여는 알면서 예수님은 바로 알지 못했던 주된 이유는 인종차별의 선봉에 섰던 남아프리카 백인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에 관해서는 노래를 부르면서, 정작 하나님은 바로 알지 못한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알다”라는 단어의 히브리어는 “야다”(yada)입니다. 이 단어는 단순히 지식적인 앎을 넘어 “체험(경험)적인 앎”을 의미합니다. 호세아 6장 3절에서 “그러므로 우리가 여호와를 알자 힘써 여호와를 알자 그의 나타나심은 새벽 빛같이 어김이 없나니 비와 같이 땅을 적시는 늦은 비와 같이 우리에게 임하시리라”고 할 때, “힘써 여호와를 알자”의 “알자”가 바로 “야다”입니다. 하나님을 지식적으로 아는 단계 그 이상으로 하나님을 체험하고 경험하자는 외침입니다.

마하트마 간디에게는 그런 체험이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에서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 뺨을 치거든 왼 편도 돌려대며 너를 고발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 가지게 하며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마 5:39-44)라고 말씀하신 내용을 간디가 지식적으로 알고 사용은 했지만, 정작에 예수님이 진짜 누구신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을 체험하지 못했습니다.

이 앎(체험)은 상대적입니다. 경험과 체험으로 하나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하나님을 알면(체험하면) 하나님도 우리를 체험하는(아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마태복음 25장 12절에서 여분의 기름을 준비하지 못한 미련한 열 처녀에게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너희를 알지 못하노라”고 하시며 “앎”에 대한 강조를 하셨을 때, 예수님께서 그들의 이름과 얼굴을 몰라서 “알지 못하노라”고 하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을 체험하고 경험하는 “하나된 앎”이 없었다는 말입니다.     

우리도 얼마든지 성경에 관하여, 하나님에 관하여, 예수님에 관하여, 교회생활에 관하여, 예배와 기독교에 관하여 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님을 체험한(앎) 것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은 하나님에 관하여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하나님에 관하여 알고 있습니까? 하나님을 알고 있습니까? 하나님을 알고 있다면, 그 증거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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