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과 늪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강에는 둑이 있고, 늪에는 둑이 없습니다. 그래서 강은 둑을 따라 흐르지만, 늪은 모든 곳으로 번지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사람들의 문명이 건설된 곳은 늪이 아니라 강이었습니다. 우리 인생사에도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순리대로 흐르려는 사람들이 있고, 아무 데나 닥치는 대로 번지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은 지혜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낮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입니다. 역행하지 않고 순행하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가야 할 길은 하나님이 만들어 놓으신 둑을 따라 흐르는 것인데, 인류는 그 둑을 무너뜨리고 아무 데나 번지려는 늪과 같은 존재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북 이스라엘의 초대 왕 여로보암은 늪의 대명사 같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말씀의 둑을 따라 흐른 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대로 아무렇게나 번지려는 늪처럼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의 뒤를 따랐던 모든 북이스라엘의 왕들을 향해 성경은 “여로보암의 길”로 행했다고 기록합니다. 강이 아니라 늪처럼 살았다는 말입니다.

여로보암은 하나님께서 보내신 선지자 아히야로부터 솔로몬 왕국의 12지파 중 10지파를 다스리는 왕이 될 것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리고 솔로몬이 죽은 후, 실제 그렇게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여로보암이 왕이 되기 전에, 어떤 길로 걸어야 할지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네가 만일 내가 명령한 모든 일에 순종하고 내 길로 행하며 내 눈에 합당한 일을 하며 내 종 다윗이 행함같이 내 율례와 명령을 지키면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내가 다윗을 위하여 세운 것같이 너를 위하여 견고한 집을 세우고 이스라엘을 네게 주리라”(왕상 11:38).

하나님께서 여로보암에게 주신 말씀은 아무 데나 번지는 늪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말씀의 둑을 따라 흐르는 강이 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그 둑을 허물어 버리고, 자신이 다스리는 왕국 안에 금송아지 우상을 세워놓고, 백성들로 하여금 제사하고 섬기게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 임의대로 제사장들을 세우고, 제사 날짜도 바꾸어 버렸습니다. 이런 늪과 같은 여로보암을 하나님은 버리겠다고 하시며, 그가 만든 우상까지 무너뜨리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렇게 되었습니다.

강이 아니라 늪이 될 때 일어나는 일은 버림을 당하는 일입니다.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이 됩니다.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이 되는 것은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찾지 않는 곳이 되면 그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버림받는 것은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버림받는다는 것은 소망이 없는 저주가 됩니다.

그런데 다윗은 강과 같은 삶을 산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정해 주신 말씀의 둑을 따라 흐르고자 최선을 다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의 뒤를 따라 갔던 사람들을 성경은 “다윗의 길”로 행한 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만들어 주신 말씀의 둑을 따라 간 대표주자가 되었습니다.

2,000년 전, 이 땅에 사람의 모습으로 오셨던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는 철저히 강과 같은 삶을 사신 분입니다. 하나님이 정해 주신 말씀의 둑을 따라 흐르는 강의 삶을 사셨습니다. 그분은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둑을 한 번도 벗어나신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왕 삼으려고 따라오는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하늘에서 내려 온 것은 내 뜻을 행하려 함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려 함이니라”(요 6:38).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은 하나님이 제시하시는 길을 따르는 일입니다. 하나님이 제시하시는 길을 따르는 일은 하나님께서 만들어 주신 둑을 따라 흐르는 강의 삶을 사는 일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제 자신에게, 그리고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에게 묻습니다. “하나님의 뜻과 당신의 뜻이 다르게 보인다 할지라도 기꺼이 하나님의 뜻을 따를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뜻을 따를 때 손해가 될 것 같아 보여도, 당신의 뜻을 포기하고 기꺼이 하나님의 뜻을 따를 수 있겠습니까?”

시간이 흐를수록 기독교인들이 손가락질 받고 기독교가 욕을 먹는 이유가 혹시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강의 삶이 아닌 늪으로의 삶으로 전락했기 때문은 아닐까요? 2013년 1월도 벌써 중순을 넘어섰습니다. 이 한 해 동안 당신이 걸으려는 걸음이 혹시 당신의 뜻만을 이루려는 늪의 삶은 아닙니까? 아니면, 하나님의 뜻을 따르려는 진정한 생명수가 흐르는 강의 삶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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