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이 넘은 부부가 30번째 결혼기념일을 맞아 동네 마을에 있는 음식점에서 식사하며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주문한 음식은 통닭이었습니다. 음식이 나오자 남편은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날개를 손에 들고 아내에게 권했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기분 상한 표정으로 이렇게 원성어린 이야기를 했습니다. “당신은 지난 삼십년 동안 한 번도 나를 생각해 주지 않고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더니 오늘도 여전히 변함이 없군요. 내가 좋아하는 다리 부위를 언제 한 번이라도 권해 본 적이 있나요? 항상 내가 싫어하는 날개만 주고...” 아내의 원망어린 소리는 어느새 서러운 눈물과 외침으로 바뀌었습니다. “난 다리 부위를 좋아한단 말이에요. 내가 어떤 부위를 좋아하는지 당신은 알고 있기나 해요? 내게 한 번이라도 물어본 적이 있었나요? 당신은 언제나... 자기중심적이고... 너무 이기적인 사람이에요... 흐흐...”

아내의 뜻하지 않은 반응에 남편은 어쩔 줄 몰라 당황해하다가, 띄엄띄엄 낮은 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위가 날개인데... 나는 삼십 년간 꾹 참고, 항상 당신에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위만을 먼저 건네 준 건데... 하필 오늘같이 좋은 기념일에...” 남편 역시 마음이 상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와 버렸습니다. 아내는 혼자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다가 뒤늦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먼저 도착한 남편은 아내가 했던 말이 하나하나 생각났습니다. ‘정말 나는 한 번도 아내에게 무슨 부위를 먹고 싶은지 물어본 적이 없었구나. 그저 내가 좋아하는 부위를 주면 좋아하겠거니 생각하고 내 마음대로 행동했구나.’ 남편은 그제야 지난 세월 동안 날개 부위를 떼어줄 때마다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아내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그런 아내를 오히려 섭섭하게 여겼던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나는 아내를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게 전혀 아니었구나.’

집에 돌아와 먼저 잠자리에 누운 아내는 잠을 설치다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지난 삼십 년 동안 남편이 날개를 좋아하는 줄을 전혀 몰랐네. 자기가 좋아하는 부위를 나에게 먼저 떼어준 건데, 그 마음도 몰라 주고 뾰로통한 얼굴만 보였으니 얼마나 섭섭했을까?’ 경북대 명예교수인 정충영 교수의『남산편지』에 나오는 글이었습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초대 정치인중의 한 명이었던 벤자민 프랭클린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생선과 손님은 3일이 지나면 냄새를 풍긴다.” 손님이 아니라, 부부라도 다르지 않습니다. 사랑한다며 평생을 같이 살자고 맹세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의 허물을 보고 실망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그래도 위의 이야기에 나오는 남편은 30년이나 한결같이 아내를 위해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날개 부위를 먼저 건네는 희생을 했으니, 서로의 진심이 전달되지 않았더라도, 아내는 나름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와 다르게 오늘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는지요? 한국 국가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0명당 12명이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는다고 합니다. 공식적인 이혼 외에 별거와 가출을 포함한다면,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잠언 19장 14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집과 재물은 조상에게서 상속하거니와 슬기로운 아내는 여호와께로서 말미암느니라.” 평생을 같이 하는 배우자, 평생을 동고동락할 배우자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나온다는 말씀입니다. 무슨 뜻일까요? 배우자를 위해 하나님께 간구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얼마나 많은 결혼 적령기의 남녀가 자신들의 판단과 잣대로 배우자를 고르고, 재고, 결정하는지 모릅니다. 결혼 당사자들뿐인가요? 얼마나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배우자를 하나님께 묻지도 않고, 세상적인 가치관과 기준으로 선택하는지요? “집과 재물은 조상에게서 상속받지만, 배우자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온다”는 이 말씀은 배우자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말씀입니다.

잠언 18장 22절은 또 이렇게 말씀합니다. “아내를 얻는 자는 복을 얻고 여호와께 은총을 받는 자니라.” 꼭 아내만을 지칭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결혼 자체가 얼마나 큰 복이며, 하나님의 은총인지를 강조한 말씀입니다. 왜 그럴까요? 결혼은 하나님이 직접 만드신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이 만약 결혼을 앞둔 분이라면 배우자를 위해 얼마나 기도하고 있습니까?  이미 결혼하신 분이라면, 현재 당신의 배우자를 위해 얼마나 많이 기도하고 있습니까? 행여 만에 하나라도 이혼을 생각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배우자와 결혼생활에 대해 얼마나 기도해 보셨나요?